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오바마는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간 이후 보여준 지도력과 호전된 경제지표의 발표에 힘입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전국 지지율에서 한달 만에 처음 롬니를 앞섰다. 퍼블릭폴리시폴링(PPP)조사에서는 지난달 31일 이후 4일 연속 앞섰으며 3일에는 오바마 50%, 롬니 47%로 3주 만에 처음 후보간 격차를 2% 포인트 이상 벌렸다.
오바마는 경합주에서도 대체로 앞서고 있으며 특히 아이오와, 미시간, 뉴햄프셔, 위스콘신에서는 큰 격차로 롬니를 따돌리고 있다. RCP가 집계한 11개 경합주에서 롬니가 우세한 곳은 플로리다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3곳에 불과했다. 핵심 경합주인 오하이오에서는 4건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오바마가 앞서, 롬니로선 다른 주의 승리가 필요해졌다.
롬니가 전통적 민주당 강세지역 펜실베이니아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오하이오에서 패배할 경우에 대비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미카제 전략'으로 불릴만큼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는 펜실베이니아 공세에서 롬니는 오바마와의 격차를 4~5%포인트까지 좁혔지만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오바마의 재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일 펜실베이니아에서 네 차례 연속 유세를 하며 롬니의 가미카제 공격에 쐐기를 박을 예정이다.
전날까지 롬니의 승리를 예측했던 정치 컨설턴트 딕 모리스는 "위험한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며 공화당 전략가 칼 로브와 함께 입장을 바꿨다. AP통신은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 주변에서 선거 패배 시 대응 방안을 놓고 말들이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롬니 캠프에서 벌써부터 선거 패배 책임론이 언급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도적 분석가 찰리 쿡은 오바마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53명, 롬니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06명으로 계산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오바마는 남은 경합주인 콜로라도, 플로리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오하이오, 버지니아의 6개주(선거인단 79명) 가운데 오하이오(선거인단 18명)에서만 승리해도 당선권인 270명 확보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3일부터 선거 당일인 6일까지 매일 오하이오에서 유세하기로 하는 등 굳히기에 들어갔다. 반면 사실상 모든 경합주에서 승리해야 하는 롬니는 선거 당일까지 8개주를 도는 강행군을 시작했다.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오바마의 선거인단을 277명, 롬니는 191명으로 추정했으며 뉴욕타임스의 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오바마가 305.3명, 롬니는 233.7명을 최종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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