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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거품 줄여 어려운 환자·학생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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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거품 줄여 어려운 환자·학생 도울 것"

입력
2012.11.0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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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면서 왜 이렇게 불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하는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비싼 밥값과 청첩장 등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저희는 그 비용을 아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와 학생들을 돕는데 쓰겠습니다."

내년 1월 문을 여는 서울시 신청사 시민청에서 첫번째 시민 결혼식(1월13일)을 올리게 된 커플이 4일 나왔다. 권준명(26ㆍ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서현진(26ㆍ초등학교 교사)씨다. 이들은 불필요한 낭비를 없앤 '작은 결혼식'의 뜻을 이루게 됐다며 기뻐했다. 신랑이 의사인 경우 흔히 볼 수 있는 호화 결혼식은 이들에겐 남의 얘기다.

이들은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시민 결혼식'을 신청했고, 1차 사연심사와 2차 인터뷰를 거쳐 시민청에서 첫번째 결혼식을 올릴 커플로 선정됐다.

권씨 커플은 10만~2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150명 안팎의 하객을 수용할 수 있는 시민청 지하2층 이벤트홀(703.4㎡)에서 결혼식을 치른다. 메이크업, 헤어, 사회, 축가, 사진촬영 등은 시민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작은 결혼식'의 의미를 살리고, 비용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초등 교사 4년차인 서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에서 '가정의 소득'단원을 가르칠 때 교과서에 축의금 봉투 그림이 나오는 데, 이걸 본 아이들이 '결혼시즌만 되면 부모님이 축의금 부담 때문에 한숨 쉬신다'는 이야기를 한다. 남들과 같은 결혼식을 올리면 아이들한테도 떳떳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들어 작고 의미있는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신랑' 권씨와는 친구 결혼식에서 소개로 만나 1년간 사귀었다는 그는 "일반 예식장을 알아보면서 남들처럼 틀에 박힌 결혼을 해야 하나 낙담했었는데, 마침 서울시 신청사의 '작은 결혼식'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 처음엔 양가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작고 의미있는 결혼식의 취지를 이해하시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내년 1월 개관하는 시민청의 이벤트홀을 매주 토요일 한 차례 일반 시민의 결혼식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불필요한 허례허식을 없앤 검소한 결혼식, 환경과 나눔, 기부의 의미가 담긴 결혼식을 계획하는 커플들에게 우선적으로 식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결혼식 신청은 시민청의 인터넷 카페(cafe.naver.com/simincheong)를 통해 다음달부터 접수할 수 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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