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접전 속에 혼미를 거듭해온 미국 대선이 하루 앞(미국시간 6일)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는 마지막 72시간을 남겨놓고 3일(현지시간) 경합주를 누비며 마지막 총력전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을 강타한 뒤 보여준 재난 대처 및 수습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경합주는 물론 전국 지지도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은 3일 전국 지지도에서 오바마가 50%로 롬니(47%)를 크게 앞섰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으며 보수 성향의 라스무센은 두 사람이 48%로 동률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18건의 경합주 지지율 조사에서도 오바마는 14건에서, 롬니는 2건에서 승리했으며 전날 공개된 22건의 경합주 지지율 조사에서는 오바마 승리가 무려 19건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판세로 볼 때 롬니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려면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바마의 승기가 아직은 오차범위 안의 미세한 우세에 따른 것이어서 막판 돌출변수에 따라 판세가 변하거나 개표 및 당선자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롬니는 뉴햄프셔, 아이오와, 콜로라도주에서 모두 네 차례 유세를 하며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는 오바마가 "투표가 가장 좋은 복수"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고 "여러분은 나라를 사랑하기 위해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오하이오를 찾은 오바마는 "이번 선거는 두 후보, 두 정당이 아닌 서로 다른 미국의 비전에 대한 선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 캠프는 2008년 선거 마지막 날 5만명을 동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규모 마지막 유세로 막판 세몰이를 할 계획이다. 롬니는 4일 민주당 우세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전격 유세를 계획하는 등 경합주 확대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전날까지 롬니의 당선을 자신했던 공화당 전략가 칼 로브는 "허리케인(샌디)이 없었다면 롬니가 경제 이슈를 제기할 기회가 많았을 것"이라며 "관심이 다른 데로 벗어나면 롬니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다"고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뉴욕타임스의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롬니로서는 여론조사가 오바마에게 편향돼 있다는데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34개주와 워싱턴에서 2,500만명의 유권자가 조기투표를 마쳤으며 샌디의 피해를 입은 뉴욕, 뉴저지 등에서는 이메일과 팩스 투표가 처음으로 허용됐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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