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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리스트' 후폭풍 그리스 前각료들 가시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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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리스트' 후폭풍 그리스 前각료들 가시방석

입력
2012.11.0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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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라가르드 리스트'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해외 비밀계좌 보유자 명단인 이 리스트를 폭로해 체포된 언론인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재직 중 리스트를 전달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전직 재무장관들은 조사에 직면했다.

그리스 법원은 1일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시사주간지 핫독의 편집인 코스타스 박세바니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세바니스는 지난달 27일 HSBC은행 스위스 지점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는 그리스인 2,059명의 명단을 핫독에 게재하고 다음날 체포됐다. 이 명단은 2010년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탈세 조사에 참고하라고 그리스 정부에 넘긴 것이다. 핫독의 보도로 전직 장관, 기업가 등이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그리스 사회에 논란이 일었다.

법정에서 검찰은 "명단 공개로 많은 사람이 조롱의 대상이 됐으며 피에 굶주린 사회에 내던져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세바니스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명단에 아버지의 이름이 포함돼 있어도 공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인들이 긴축으로 고통받는 동안 정치인들은 정보를 깔고 앉아 힘 있는 사람들을 보호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의회가 라가르드 리스트를 전달 받은 전직 재무장관들이 왜 탈세 조사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1일 전했다. 조사 대상은 명단을 받은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전 장관과 후임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전 장관이다. FT는 두 사람이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파파콘스탄티누는 "명단을 잊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베니젤로스는 "세금 추적 부서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했지만 당시 담당 부서 책임자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현 재무장관 야니스 스투르나라스는 "6월 취임했을 때는 명단이 없었다"며 고 밝혔다.

한편 베니젤로스는 그리스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당 당수이기 때문에 정치적 파장도 커질 전망이다. 베니젤로스는 신민당과 계속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의원들이 탈당 의사를 밝혀 당 내 동요가 일고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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