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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1월 3일] 명동의 'K-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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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1월 3일] 명동의 'K- Story'

입력
2012.11.0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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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위해 하루에 수 천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는 서울 명동. 그곳에 있는 한 쇼핑플라자가 최근 새 단장을 하면서 지하 1층에'K-POP 라운지'를 널찍하게 마련했다. 이름 그대로 K-POP을 만나는 공간이다. 그렇다고 무슨 거창한 이벤트를 벌이는 곳은 아니다. 이왕 K-POP의 본고장에 왔으니 3D영상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국내 콘서트 실황도 보고, 그들이 직접 사인한 음반도 구입하고, 함께 사진도 찍어 기념으로 간직하라는 것이다.

■또 있다. 6개월 앞서 명동의 다른 쇼핑몰 한 켠에 자리잡은 'SM엔터멀티샵'도 비슷하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K-POP 가수들을 간접적으로 만나게 해준다. 쇼핑을 나온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이 잠시 시간을 내서는 떼지어 이곳을 찾곤 한다. 그들은 가수들의 얼굴이 들어가는 스티커 사진도 찍는다. 미니싱(Mini Sing) 스튜디오에서 K-POP도 신나게 불러보고, 때론 가수들에게 메시지와 선물도 한아름씩 남겨놓고 돌아간다.

■명동의 작은 K-POP 체험공간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연예기획사 사장도, 음반사 대표도 아닌 강성진이란 한 화장품 가게 주인이다. 화장품 가게가 빽빽한 거리에서 우연히'K-Story'란 조그만 간판을 발견하고 들어가보고서야 알았다. 지난해 여름부터 그는 그곳에 K-POP 스타들의 갖가지 기념품과 음반을 전시하고, 가끔 가수 사인회도 열고 있다. 방송을 타고 일본, 홍콩, 중국 등에 알려져 40평 작은 공간에 한꺼번에 수백 명이 몰려올 때도 있다고 한다.

■비싼 임대료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곳을 만든 것은 명동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류 스토리'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그래야 다시 명동을 찾는다. "그것을 모르고 명동이 한류의 단물만 일방적으로 빨아먹다가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35년 전 시골에서 농고를 졸업하고 단신으로 상경, 노점으로 시작해 지금은 자기 브랜드까지 가진 화장품가게 사장이 된 명동의'신화'이자 '터줏대감'의 말이니 허튼소리는 아닐 것이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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