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어린이들의 희망 직업 1순위는 축구선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고액의 연봉을 받고 선진국에서 살 수 있는 기회는 먼지가 풀썩이는 공터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신기루일지도 모른다. 알제리 태생의 프랑스 작가 아메드 칼루아가 쓴 이 책은 화려한 유럽 축구를 꿈꾸며 프랑스로 건너간 아프리카 소년이 겪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화려한 유럽 축구선수를 꿈꾸는 열네살 칼루아는 재능 있는 아이들을 뽑아 데려가는 이탈리아 중계인을 통해 말리에서 프랑스로 건너간다. 어렵게 도착한 파리는 싸구려 호텔에서의 끝없는 기다림 등 좌절의 연속이지만 칼루아는 대가없이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속에서 희망을 빛을 본다. 하지만 현대판 노예제에 버금가는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성공하는 한명 뒤에는 아흔아홉의 실패자들이 있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현실이라는 것은 실패자의 그것일 가능성이 더 많다. 책의 끄트머리에는 고향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외국에 왔으나 정작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빠진 아이들이 내뱉는 "내가 죽은 줄 알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느끼는 체념과 부담, 슬픔을 함축하고 있다.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지만 저자는 제일 먼저 버림받지만 작은 축구팀에서 꿈을 좇는 쿠난디의 친구 이사 등에서 보듯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