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범람 속에 사는 현대인에게 그림 보기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을 열어주는 책. 서른 살에 영국 내셔널갤러리 관장으로 발탁됐던 저자가 작품 앞에서 감동하고, 분석하고, 추론하고, 마음에 새기는 과정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티치아노의 '그리스도의 매장',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쇠라의 '물놀이, 아스니에르', 터너의 '눈보라' 등 열여섯 작품이 공부의 텍스트들이다. 이 작품들이 왜 위대한지, 우리 영혼에 어떻게 활력을 주는지, 무엇이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것인지를 세심하게 짚어간다. 서양 미술의 전통과 미학 이론은 물론 철학, 종교, 역사, 문학, 음악 등에 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동원된다. 서점에 가득한 가벼운 미술 에세이와 사뭇 다른 정통주의 감상법. 케네스 클라크 지음ㆍ엄지정 옮김ㆍ335쪽ㆍ2만5,000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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