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위해 대체복무를 한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려고 버텼지만…."
스리랑카 봉사활동 중 낙뢰로 숨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협력요원 고 김영우(22)씨의 발인이 사고 27일만인 2일 오전 결국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7시30분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영결식은 생략한 채 가족과 친지들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김황식 국무총리,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많은 사회 인사들의 조문으로 북적이던 한 달 전 모습과 사뭇 달랐다.
숨진 김씨와 고 장문정(24)씨는 10월 13일 합동영결식을 치르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씨 유족이 "해외에서 군 대체복무를 하다 사고를 당한 점을 고려해 현충원에 안치돼야 한다"며 발인을 미뤘다.
장지인 경기 광주의 추모공원에서 만난 아버지 김강현(54)씨는 "아들이 엄연히 군 복무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으니 현충원에 안치하기 위해 한 달 간 발인을 미뤄왔다"며 "합동 영결식을 거부한 후로 코이카 측에선 연락을 끊었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겠다던 정부 관계자들도 한 명 찾아온 사람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관련 법 개정운동 등 대체복무자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 남은 평생을 바칠 계획이다. 1995년 관련 법이 급하게 만들어지면서 사상자에 대한 처우는 물론, 생활ㆍ안전 지원 등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관계기관만도 외교부, 코이카, 국방부, 보훈처 등 네 곳이나 된다.
코이카 측은 "고 김영우씨 사고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관련 법에 따르면 국제협력요원은 국가 유공자 적용 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코이카는 2013년 상반기에 계획됐던 대체복무요원 모집을 취소했다. 코이카 측은 "대체복무자 처우 관련 제도를 정비한 후 하반기부터 다시 뽑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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