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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운송 걱정말고 농사만 잘 지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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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운송 걱정말고 농사만 잘 지으세요"

입력
2012.11.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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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성상호(60)씨는 올해 작황이 지난해보다 나빴는데도 불구, 판매는 물론 건조, 운송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었다. 영양고추유통공사와 계약재배한데다 가격도 중도매상보다 높게 받았기 때문이다. 성씨는 "예전에는 고추 농사 못지않게 판매와 건조 저장 모두가 걱정투성이였는데 이제는 농사만 잘 지으면 높은 가격으로 판매까지 해 주니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고추의 고장 영양군과 사과의 고장 청송군이 자치단체로는 드물게 단일 농산품목을 위주로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을 설립, 성과를 보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타 지자체의 견학도 이어지고 있다.

영양군은 전체 3,500여 농가 중 2,700여호가 고추농사를 지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고추의 고장이다. 인근 청송군도 1만1,794농가 중 2,424호가 사과농사를 짓는다. 양 지자체는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 영양고추유통공사와 청송사과유통공사를 설립했다.

2006년 9월 문을 연 영양고추유통공사는 현재 정착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첫해 30억원으로 시작한 매출규모는 7년만인 올해 220억원으로 7배 이상 껑충 뛰어 올랐고, 지난해 영양군에 출자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10억원에 달했다. 행정안전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지방공기업이 흑자 경영으로 자치단체에 출자배당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수매품목도 양파, 콩, 사과로 확대됐다. 배추는 파동이 일어났을 때 가격 안정 차원에서 수매한다. 수매가격은 매주 인근 고추유통경매장에서 매겨지는 시세보다 약간 높다. 유통공사가 직접 생산농가를 찾아 다니며 고추를 싣고 오기 때문에 농민들은 저장 건조, 판매장까지 운송 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의 지난해 계약재배 수매 현황을 보면 홍고추 1,166농가 6,500톤, 양파 65농가 670톤, 콩 549농가 677톤에 이르는 등 영양군내 농가 60%가 유통공사와 거래하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 정승화 경영관리팀장은 "유통공사에서 수매하는 고추 물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격지지 기능까지 감안하면 농가의 부가가치는 기대 이상이다"고 말했다.

고추유통공사는 수매한 고추로 고춧가루와 건고추, 고추장, 고추기름 등 제품을만들어 '빛깔찬'이라는 자체 상표로 판매한다. 식품관련 대기업과 김치공장, 학교급식, 외식업중앙회 등 거래처로 팔리고 있다 중간유통단계를 없앤 결과 농가와 거래처 모두에게 이익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청송사과유통공사도 지난해 28억4,300만원의 매출로 당기순이익 6,500만원을 올리는 등 출발이 순조롭다. 앞으로 계약재배 면적과 취급 농산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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