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혜화동 시장 공관 이전을 추진해온 서울시가 가회동의'백인제 가옥(사진)'을 이전 부지로 최근 확정했다. 그러나 일제 시대 대표적인 친일파가 지은 개량한옥인'백인제 가옥'을 시장 공관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 관계자는 1일 "백인제 가옥을 새 시장 공관으로 확정하고'공관조성추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공사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며"내년 하반기 공사가 마무리 되는 데로 공관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존 혜화동 공간이 서울성곽 위에 지어져 성곽복원에 장애물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시장 공관 이전을 추진해 왔다.
'백인제 가옥'은 1913년 을사오적 중의 하나인 친일파 이완용의 외조카 한상룡이 압록강 흑송으로 지은 개량 한옥으로 2층 구조에 유리창으로 된 미닫이 문을 사용하는 등 일제시대 한옥 양식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1944년부터 60년간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가 거주해'백인제 가옥'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시는'백인제 가옥'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직 시절이던 2009년 약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매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백인제 가옥'을 시장 공관으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친일파가 건립한 개량 한옥을 시장 공관으로 선정한 것은 역사적 상징성을 포기한 행위"라며 "이 건물은 전통 한옥의 높은 격조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백인제 가옥'은 친일파 한상룡이 거주한 시기는 10년 남짓하고 독립운동을 한 백인제 박사가 60년 가까이 거주한 집으로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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