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장치인 진공용기ㆍ포트 제작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1일 울산 본사에서 ITER 진공용기의 본체 섹터 2개와 35개 포트(본체와 저온용기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물) 제작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일명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ITER은 태양에너지와 같이 초고온 플라즈마를 생성시켜 수소 원자핵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을 재현하는 장치. ITER 프로젝트는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서 핵융합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며, 한국 미국 일본 등 6개국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해 2019년까지 건설 사업을 진행한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만드는 진공용기는 높이 11.3m, 지름 20m, 무게 5,000톤에 이르는 도넛 형태의 초대형 구조물이다. 플라즈마를 밀폐하기 위한 진공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핵융합 반응에 의해 발생한 중성자를 일차 방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영하 196도의 극저온, 1억도에 달하는 초고온, 초고진공 등을 견뎌야 하는 탓에 제작 과정에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또 일단 제작에 들어가면 결함 발견 및 수정에 난관이 많아 현대중공업도 2010년 1월 설비를 수주한 이후 사전 준비에만 2년이 넘게 걸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07년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대형 초고진공 용기와 극저온 용기를 제작한 경험이 있어 이번 프로젝트도 성공을 확신한다”며 “최첨단 미래 에너지 기술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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