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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주사 맞고 희귀 관절염' 피해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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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주사 맞고 희귀 관절염' 피해자 속출

입력
2012.10.3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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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A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희귀관절염이 집단 발병(본보 10월 30일 11면)한 것과 관련, 피해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이 의원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점차 확산, 20명 넘어

희귀관절염 때문에 종합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강남성심병원 10명, 한남동 순천향병원 8명, 삼성서울병원 2명, 서울대병원 중앙대병원 건국대병원에 각 1명씩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A의원에서 스테로이드와 진통제를 섞은 일명 '연골주사'를 맞고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주사를 맞았던 관절 부위가 퉁퉁 붓고 열이 나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심한 경우 걷지 못해 두 달 가까이 앉은 채 생활하는 환자도 있다. 목과 허리 디스크 치료를 잘한다는 소개를 받고 의원을 찾았다는 서모(48)씨는 "9월 초부터 무릎에 염증이 생겨 관절경 수술을 했는데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며 "(염증 때문에) 두 다리가 묶였다. 평생 걸을 수 없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보고 안 된 병원균에 의한 관절염

이들 환자는 공통적으로 '비결핵성 항산균에 의한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국내에 보고된 적이 없는 경우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환자 염증에서 나온 균이 비결핵성 항산균인 마실리엔시스(massiliense)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독성이 약한 균이지만 천천히 발병해, 천천히 호전되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항생제를 맞고 고름을 빼내는 등의 집중 치료를 받은 뒤 앞으로 1년 정도 꾸준히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게 강남성심병원 측의 설명이다.

균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A의원에서 사용한 주사기나 솜 등 의료기구 오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처방전에 나와 있는 주사약은 일반적인 스테로이드제와 소염진통제 일종이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의료진은 "당시 의료기구 위생상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며 "주사기를 교체했더라도 남은 주사약을 여러 환자에게 돌려 쓴 게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이 많게는 한 번에 10여 차례씩 주사를 맞았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과도한 스테로이드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간호조무사 자살로 규명 어려워

문제의 A의원은 전문과목을 내걸지 않은 일반과의원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이 지역에서 척추치료를 잘한다는 입 소문이 나 척추나 관절환자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환자들이나 이 의원 원장 이모(65)씨는 간호조무사 조모(56)씨가 문제가 된 환자들을 치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김모(31)씨는 "간호사 안내로 방에 들어가 조씨에게 상담, 치료를 받았고 처방전도 써주길래 당연히 의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2009년 말부터 이 의원에서 일했다. 9월부터 부작용이 생긴 환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조씨는 지난 10일 경기 안양시 모 유원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당장은 사태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다. 조씨는 자살 직전 A4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지만 경찰은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환자들의 신고로 영등포보건소가 단속했을 때 A의원 원장이 '간호조무사 조씨가 의료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안다"며 "원장과 피해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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