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10시 35분쯤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지방도 364호선을 달리던 SUV차량이 효촌교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가드레일이 통째로 뜯겨 나갔고 차량은 바로 옆 효촌저수지에 빠졌다. 경기 연천군에 사는 40대 남성 운전자는 익사했다. 도로 주변에 과속한 흔적은 없었다.
사고가 난 효촌교는 왼쪽으로 꺾이는 곡선인데다 주변에는 가로등마저 없다. 효촌리 주민들이 “부실한 다리가 사고를 불렀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자 경기도 도로사업소는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31일 효촌리 주민들과 경기도 도로사업소에 따르면 1980년 설치된 효촌교는 폭 5m에 길이 11m인 조그만 교량이다. 경기도가 관리하는 지방도 구간이지만 차 2대 통행이 불가능한 폭이라 중앙선도 그려지지 않았다. 설계 기준속도도 시속 40㎞밖에 안 된다.
다리 상태가 이렇자 주민들은 항상 사고에 노출돼 있고 야간에는 가로등이 없어 사고위험이 더 커진다고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통행량이 워낙 적어 경찰에 접수되는 교통사고는 연간 1~2건에 그치지만 신고조차 되지 않은 자잘한 사고들은 셀 수 없다는 것이다. 이모(62ㆍ농업)씨는 “얼마 전에도 보수했는데 볼트로 다리에 박아 놓은 가드레일이 완전히 뜯겨 나갔다”며 “같은 사고가 언제 또 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 도로사업소는 사망 사고 뒤 경찰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 추가 사고를 방지할 안전대책을 모색 중이다. 곡선형 도로를 당장 직선으로 만들 수는 없는 상황이라 일단 과속금지 표지판 등 안전표지판을 추가로 세우고, 교량완충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다만, 주민들이 주장하는 가드레일 부실 부분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도 도로사업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정기점검 때 구조적 이상은 없어 간단한 보수공사만 했다”며 “효촌교 가드레일은 원래 볼트로 고정하는 방식이라 부실시공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최근 사망사고가 난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의 효촌교를 한 주민이 살펴 보고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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