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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엔 투표시간 연장 압박·安엔 완주 자신감 과시 '양수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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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엔 투표시간 연장 압박·安엔 완주 자신감 과시 '양수겸장'

입력
2012.10.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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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31일 대선 후보를 중도 사퇴할 경우 선거보조금을 환수하는 법안을 수용키로 한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양수겸장의 의도가 담긴 승부수로 풀이된다.

우선 문 후보의 수용은 박 후보 측에 투표 시간 연장을 수용하도록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카드다. 앞서 박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이 문 후보 측의 투표 시간 연장 요구에 대해 대선 후보 사퇴 시 선거보조금 환수를 골자로 한 일명 '먹튀방지법'을 동시에 논의해 처리하자고 역제안했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이를 전격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새누리당도 투표 시간 연장 문제를 무작정 거부하기엔 곤혹스러운 처지다. 새누리당이 이날 "이 공보단장의 제안은 개인 의견"이라며 입장을 바꾸자 민주당은 즉각 "먹튀 정당"이라며 공세를 폈다. 박용진 대변인은 "공보단장이 멋대로 제안하고 원내대표는 모른다면 이런 마구잡이 정당에 어떻게 정권을 믿고 맡기겠냐"며 맹비난했다.

두 사안을 연계시킴으로써 문 후보 측으로서는 국민 참정권 확대를 위해 152억 가량의 선거보조금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대국민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또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안 후보나 야권 지지층에 보내는 함의도 적지 않게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의 수용은 선거보조금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대선 가도에서 중도 하차하는 일이 없을 것이란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배수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응하지 않고 독자 완주를 고집할 경우 문 후보도 도중에 사퇴하지 않겠다는 강한 완주 의지가 담겼다는 얘기다. 단일화를 둘러싼 치킨게임에 대비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문 후보도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지지 않을 것이란 강한 자신감도 읽힌다. 문 후보는 한 때 여론조사 다자 구도에서 안 후보에게 10% 포인트 뒤지기도 했지만, 최근 1~3% 포인트 안팎으로 따라잡으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문 후보 캠프는 "호남 지역 여론도 문 후보 쪽으로 점차 돌아서고 있다"면서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의 결정은 실리상으로 그리 손해 볼 것이 없는 선택이란 얘기도 있다. 선거보조금이 선거비용 상한액 559억원의 27%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금액이지만, 문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 전 후보 단일화에서 질 경우에는 어차피 받기 어려운 금액이기 때문이다. 선거보조금이 내달 25~26일 대선 후보에 등록할 경우에 지급되는데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 문 후보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 후보로 등록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선거법 개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개정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공학적 카드만 던진 것 아니냐"는 냉소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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