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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단일화 동참 의사… 정책연대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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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단일화 동참 의사… 정책연대부터 하자"

입력
2012.10.3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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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는 31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사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문 후보는 단일화 자체에 조급함을 나타내고 있고, 안 후보는 정책 발표 뒤로 검증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두 후보 측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정책연합(연대)'을 요구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는 민주당 내부의 기득권을 과감히 혁파하지 못하면 절대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안 후보는 링 위에 올라왔는데도 여전히 정치인과 멘토의 경계선에 있는 듯하다"고 두 후보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심 후보는 자신도 후보 단일화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야권에서 정치개혁 방안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논의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야권 단일화의 들러리"라고 지적한 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및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정치쇄신안을 제시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여성 대통령을 주장하는 경우인데,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_정치개혁이 대선 화두로 떠올랐는데.

"국민들은 장밋빛 공약을 믿지 않는다. 국민의 삶과 유리된 기득권 양당 구조를 혁파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틀을 만드는 게 핵심이 돼야 한다."

_문 후보와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안 후보는 근본적 처방을 제시하지 못한 채 도리어 정치 축소 논란만 불러일으켰다. 몇몇 의원 수준에서 제기할 수 있는 자잘한 특권 폐지 말고 근본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 후보는 비례대표 의원을 5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자고 했지만 전제가 되는 지역구 축소는 당론화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썩은 살을 도려내는 정치혁신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기득권에 끌려다니고 있다."

_야권 단일화는 성사될 수 있다고 보는가.

"국민은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다만 야권에 권력을 주면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다. 단일화만으로는 감동이 없기 때문에 변화와 개혁에 대한 믿음을 주는 차원에서도 진보적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그 출발은 정책연합이 돼야 한다."

_야권 후보 단일화에 동참할 것인가.

"늦게 시작한 만큼 진보 쪽의 지지를 모아내는 게 우선이다. 현재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지지자들과 논의해 볼 생각이다."

_통합진보당 탈당과 진보정의당 창당에 이어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함께 출마하면서 진보진영이 또 다시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데.

"통합진보당 사태는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겼고 진보정당 운동을 오래 한 우리에게도 뼈아픈 일이다. 낡은 질서와 결별을 주문한 국민의 요구에 따라 어렵게 새 길을 찾아 출발한 것이다."

_진보정당이 분열과 통합을 반복하는 데 대해 국민 시각이 좋지 않은데.

"기성정당도 통합과 분열을 반복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진보정당은 힘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더 비판을 받는 듯하다. 진보정당 내부의 낡은 유산이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기득권을 가진 양당이 독식하는 구조의 탓도 크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13% 가량 득표했을 때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실시됐다면 40석 정도를 얻어 대안 세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_진보진영 재구성에 대한 비전이 있는가.

"대선 이후 노동계와 진보신당 등 대중정치를 지향하는 세력과 폭넓게 힘을 모아 재창당을 추진할 것이다. 노동 없이는 진보정당이 의미를 갖기 어렵다. 조만간 민주노총을 이끌어 온 중심세력이 진보정당을 노동정치의 중심으로 선언할 것이다."

_새누리당마저 경제민주화를 공약하면서 진보 진영의 설 자리가 좁아진 것 아닌가.

"일감 몰아주기 방지나 부자 증세 등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모두 진보정당이 처음 제시한 정책들이다. 진보정책이 보편화된 데 대해 자부심을 가지면서 우리는 한 발 앞서 나가려 한다. 노동자의 경영 참가 법제화와 암 예방 특별법 제정, 대부업 폐지 등의 생활진보 공약이 그 시작이다."

_여성 대통령 후보가 모두 세 명이다.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고 보나.

"물론이다. 교육 일자리 복지 환경 등 그동안 여성에게 짐지워졌던 과제들이 정치의 중심 의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리더십은 과거 남성 중심의 계파ㆍ연고정치를 극복하고 생활정치로 변화하는 패러다임 변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_세 여성 후보 중에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박 후보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여성 대통령을 주장하는 경우다. 여성 인권을 억압한 세력과 함께 해온 게 박 후보다. 그의 주장은 권위주의적 가부장제와 맞서 싸워온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다."

_그렇다면 본인이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ㆍ무형의 진보정치가 대변해야 할 목소리와 공감이 커지는 것이고 이를 통해 진보정당의 정치적 역량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_가족들이 심 후보의 대선 출마를 만류했다던데.

"친정 어머니는 '판도 다 짜졌고 진보정치에 국민들이 실망한 상황에서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하느냐'는 안타까운 심정에서 눈물로 만류하셨다. 하지만 개인의 정치적 전망보다 진보정치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진보적 정권교체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말하지만 대선 이후 '말 잔치는 끝났다'는 식이 될 공산이 크다. 심상정에게 주는 표는 변화의 종잣돈이 될 수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jkkim@hk.co.krㆍ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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