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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내가 바로 끝판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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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내가 바로 끝판왕이다"

입력
2012.10.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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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 앞서 의미 있는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정규 시즌 1위 확정이 하루 늦었다"면서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루 늦게 결정될 것 같다. 해석이 좋지 않냐"고 미소를 머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로 정상에 섰던 류 감독이 2승2패로 팽팽히 맞선 올해는 6차전(4승2패)에서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류 감독의 우승 시나리오가 현실로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한국시리즈 2연패에 1승 만을 남겨뒀다.

삼성, 우승 확률 75%

삼성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윤성환과 안지만(7회), 오승환(8회)으로 이어지는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SK에 2-1 신승을 거뒀다. 홈 2연승 뒤 원정 2연패로 상승세가 한 풀 꺾였던 삼성은 시리즈 전적을 3승2패로 만들었다. 삼성과 SK는 1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6차전을 펼친다.

삼성은 장원삼, SK는 마리오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둘은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쳐 장원삼(6이닝 2안타 1실점)이 마리오(2.2이닝 4안타 6실점)에 완승을 거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승2패로 맞선 경우는 모두 8차례. 이 중 3승을 먼저 올린 팀이 6차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5차전을 가져간 삼성의 우승 확률은 75%다.

'끝판왕'의 힘

류 감독은 경기 전 오승환의 조기 등판을 예고했다. 그는 "승환이가 많이 쉬었다. 승기를 잡았다 싶으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2-1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던 8회초 2사 후 안지만을 구원했다. 4차전 히어로인 2번 박재상에게 시속 153㎞의 빠른 볼을 뿌려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승환은 9회초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3번 최정에게 중월 3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는 벼랑 끝에서 강했다. 오승환은 2안타로 타격감이 좋았던 4번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5번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ㆍ3루, 역전 주자를 내보냈지만 6번 김강민, 7번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부를 매조지했다. 1.1이닝 1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한 오승환은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 기록을 '8'로 늘렸다. 포스트시즌 통산 10세이브로 구대성(전 한화)과 타이다.

오승환은 "3루타를 맞았지만 특별한 기분은 없었다. 무조건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호준이형과의 승부를 잘 해서 무실점으로 막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성환이형이 선발로 등판할 때 좋지 못했다. 블론 세이브 1개도 성환이형 것을 날렸다"며 "한국시리즈까지 날릴 뻔 했다. 다행히 성환이형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류중일의 남자

'류중일의 남자' 윤성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규 시즌에서는 삼성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10승을 채우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1선발로 나섰다. 1차전에서 5.1이닝 4안타 1실점 비자책을 기록하며 선발승을 따낸 윤성환은 5차전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뽐냈다.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SK 타선을 6이닝 동안 5안타 3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빠른 볼은 시속 142㎞에 그쳤지만 커브와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 2승을 올린 윤성환은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윤성환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 선취점을 뽑을 때 이긴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엔 승환이를 믿었다"고 기뻐했다.

■ 양팀 감독의 말

▲류중일 삼성 감독 "투수와 수비력의 승리"=힘든 경기였다. 4회와 7회, 9회 위기가 많았다. 4회에는 수비 시프트에 성공했고, 7회 무사 1ㆍ2루에서는 안지만이 위기를 잘 넘겼다. 9회에 오승환도 최정한테 3루타를 맞고도 잘 막았다. 투수와 수비력의 승리였다. 승기를 가져왔으니 6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이만수 SK 감독 "선수들 긴장해 실수 많았다"=많이 아쉽다. 안 줘야 할 2점을 줬다. 두 차례 번트를 잘 못 댔고, 9회초 무사 3루에서 점수를 못 낸 것이 굉장히 아쉽다. 선발 윤희상은 생각대로 잘 던졌다. 선수들이 지난번보다 더 긴장했다. 7회 무사 1ㆍ2루에서 김강민에게 번트 앤 슬러시 사인을 냈는데 실패했다. 6차전은 전부 다 대기다. 무조건 이겨서 7차전까지 가도록 하겠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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