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30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반군을 공습했다고 인권단체들이 주장했다. 화력이 월등해 도시지역 일부 교전에서 전투용 헬리콥터를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비행무기를 사용하지 않던 정부군이 사태 발생 19개월 만에 처음 수도 상공에 전투기를 띄운 것이다.
라미 알데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소장은 30일 "전투기가 다마스쿠스 동쪽 조바르 지역에 폭탄 4개를 투하했다"고 말했다. 전투기 공습은 중부 홈스의 외곽지역을 비롯해 다스마쿠스와 북부 상업도시 알레포를 잇는 고속도로 인근 지역 중 하나인 말라트 알 누만까지 이어졌다.
라흐만 소장은 "전투기 공습은 시리아 최대 반군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의 시리아 공군 장성 암살에 대한 정부군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시리아 국영 방송은 "무장 테러그룹이 29일 다마스쿠스 북부에서 압둘라 마무드 알 칼리디 장군을 암살했다"며 "그 동안 무장 테러그룹이 정부 요인과 과학자 등을 집중적으로 노려 왔다"고 30일 보도했다. 방송이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알 칼리디는 사건 당일 지인의 집을 나서던 도중 피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FSA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암살의 배후라고 인정했다. FSA는 7월 다우드 라즈하 국방장관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매형 아세프 샤우카트 국방차관 등이 사망한 다마스쿠스 국가안보청사 폭탄 공격을 주도한 조직이다.
AP통신은 시리아 정부군과 FSA가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맞아 26일부터 나흘간 합의했던 임시휴전이 실패해 내전이 더 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SOHR에 따르면 29일 시리아 전역에서 60여 차례 정부군 공습이 이어졌는데 이는 시리아 사태 발발 이래 일일 최다 기록이다. 30일에는 정부군 공습으로 민간인 57명을 포함해 최소 123명이 숨졌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