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때를 가정한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야간에도 선박조종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 책임연구원도 2차 시뮬레이션 연구용역 책임자가 아닌 제3의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군기지 크루즈선 입출항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검증에 관한 최종 의견서를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는 "제주도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한 1, 2차 시뮬레이션은 인정할 수 없다"며 제주도가 제시한 2개 사례를 주ㆍ야간 각 4차례씩 8차례에 걸쳐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객관적인 보고서 작성을 위해 2차 시뮬레이션 연구용역 책임자(이윤석 해양대 교수)가 아닌 제3의 전문가로 선정해 시현할 것을 요청했다.
도는 이와 함께 새로운 조건에서 시뮬레이션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해군기지에 임시 설치한 케이슨을 제자리에 설치하는 공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정부와 제주도는 지난 5월 시뮬레이션 회의가 무산된 이후 몇 차례의 협의를 통해 제주도가 요구한 새로운 2개 사례에 대해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시현 및 결과보고서 작성 등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도가 제시한 2개 사례는 서쪽에 돌출형 부두가 없고 풍속이 27노트인 상태에서 남방파제(길이 690m)에 크루즈선 1척이 접안한 것을 전제로, 다른 크루즈선 1척이 예인선에 의지해 서방파제(길이 420m)에 우현 또는 좌현으로 접안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정부는 또 시뮬레이션 검증 태스크포스 및 용역진에 제주도 추천연구원 1명을 추가해 달라는 제주도의 요청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태스크포스 및 용역진은 정부 추천 4명(책임연구원·연구원 각 1명, 도선사 2명), 제주도 추천 3명(연구원 1명, 도선사 2명) 등 7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책임연구원 선정이나 야간 시뮬레이션 실시 등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부와 계속 협의 중에 있다. 정부는 주간 시뮬레이션에 한해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양병식 제주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추진단장은 "제주도는 국책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공정하고 객관성이 있는 시뮬레이션 검증을 요구해 왔다"며 "도민이 이해할만한 수준의 검증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민항시설 검증 TF팀의 의견을 토대로 최종적인 의견을 정부에 재차 제출했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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