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 10시 방송하는 KBS 1TV '역사 스페셜'은 한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푸른 눈의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를 조명한다. 1880년에 태어나 1943년 사망한 아일랜드계 영국인 사업가 쇼는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인의 망명과 한국의 독립 운동을 지원한 공로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외국인 독립 운동가다.
쇼는 중국 단동에서 이륭양행이라는 무역 회사 겸 해상 운수 회사를 운영했다.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그는 이륭양행 2층을 임시정부 비밀 정보국으로 제공하는 한편 백범 김구, 동농 김가진을 비롯한 독립 지사들을 도왔다. 독립 운동을 위한 군자금, 폭탄, 비밀 정보 등의 운반에 앞장선 그는 독립 운동가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여겨졌고, 일제는 영국과의 외교 마찰까지 불사하며 쇼를 내란죄로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쇼는 '얼굴 없는 테러리스트'라 불릴 만큼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어서 그의 행적은 물론 후손들조차 찾기 어려웠다. 제작진은 3년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던 쇼의 손녀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 8월 16일, 쇼에게 추서된 훈장은 반세기 만에 후손의 품에 돌아갔다. 제작진은 또 임시정부와 국내를 연결해 주는 안전 통로이자 독립 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임정 교통국이 소재한 이륭양행 건물 위치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것도 확인했다.
1920년 내란죄 혐의로 구속된 쇼는 영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로 5개월 만에 풀려났지만 석방 이후 그의 행적은 묘연하다. 일본 외무성을 찾은 제작진은 외교 사료관 문서 속에서 쇼의 이름을 찾아내 그가 석방 후에도 변함없이 항일 활동을 계속했음을 밝혀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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