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문태종(37)은 국내 프로농구 최고 슈터다. 나이가 많지만 결정적일 때 한방을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이 일품이다. 유럽에서 10년 이상을 뛴 베테랑다운 경험이 묻어난다.
문태종은 2010년 귀화 혼혈드래프트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유럽 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던 만큼 첫 해부터 평균 17.4점 5.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자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부담감을 이겨냈다.
문태종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변함 없다. 31일 현재 평균 30분18초를 뛰면서 평균 17.4점(4위) 6.6리바운드(11위)를 기록 중이다. 3점슛은 경기당 2.7개를 넣고 성공률은 43.2%다. 전자랜드는 신∙구 조화를 앞세워 6승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승부처마다 터지는 문태종의 득점포가 있었다.
문태종은 승부처에 강한 이유에 대해 "동료들이 날 찾아주기 때문에 더 집중력이 생긴다"며 "부담을 갖지 않고 그 순간을 즐긴다"고 밝혔다. 이어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하면서 그런 역할을 많이 해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문태종은 올 시즌 전자랜드 돌풍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잘 나갈 줄은 몰랐다. 그는 "비시즌 동안 연습 경기를 하면서 팀이 강해졌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차바위와 정병국 등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문태종은 '슈터 기근'이 두드러진 올 시즌 "조성민(KT)과 정병국이 슈터 자질을 갖고 있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최윤호(동부)도 슈팅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조언도 잊지 않았다. "슛은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동료를 믿고 던지면 된다"고 했다.
이번 시즌엔 수비자 3초 룰이 사라졌다. 수비자가 골밑에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부정 수비가 선언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포스트로 몰린다. 자연스럽게 외곽에 있는 슈터들에게 기회는 더 생겼다. 그러나 올 시즌 3점슛 성공률은 32.8%로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래 역대 최저다. 종전 최저 성공률은 지난 시즌 기록한 32.8%.
문태종은 "3초 룰이 없어지면서 밖으로 나가는 공이 많아졌다"며 "종전에는 팀에서 슈팅력이 가장 좋은 선수들만 슛을 던졌지만 올 시즌엔 오픈 찬스가 많이 생겨 성공률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슛을 던진다. 그래서 성공률이 떨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