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오색 단풍으로 유명한 전북 정읍시의 ‘천년사찰’ 내장사(內藏寺)에 31일 새벽 불이 나 대웅전이 전소됐다. 이 화재로 대웅전 목조건물(89㎡)이 모두 불에 탔고, 대웅전 내에 있던 탱화(불화) 3점과 불상 1점, 쇠북 1점 등이 소실됐다. 사찰 안에는 스님 10여명이 있었지만 다행히 대웅전에서 떨어진 숙소에서 잠을 자고 있어 화를 면했다
내장사와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대웅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판독한 결과 이날 새벽 1시 45분쯤 대웅전 불상 우측 하단에 있는 전기난로 주변에서 불꽃이 발화했고, 화재 사실은 사설 보안업체 직원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 직원은 새벽 2시쯤 도난방지 시스템을 통해 내장사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확인, 내장사 관리자인 권모(60)씨에게 이를 알렸다. 권씨는 10분 후 화재현장을 확인하고 이를 주지 스님 등에게 알린 후 소방서에 신고했다. 새벽 2시30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공무원과 경찰 등 92명은 2시간 여의 진화작업을 벌여 불길을 잡았지만 대웅전은 이미 잿더미로 변했고, 내장사 뒤편 야산(165㎡)도 불에 탔다. 경찰관계자는“외부 침입자가 없어 방화 가능성이 낮다”며“전기 난로 과열과 누전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장사는 소방당국으로부터 화재감지시스템 미 설치로 수 차례를 경고를 받았고, 소방차를 배치했지만 지난 7월 철수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내장사는 백제시대(636년)에 창건됐으며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을 거듭하다 1958년 재건됐다. 내장사 대웅전은 문화재 등록을 추진 중이었으며 내장사 절터는 전라북도 기념물 63호로 지정돼 있다.
정읍=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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