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A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희귀 관절염이 집단적으로 발생, 환자 10명이 인근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추가 피해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30일 영등포보건소 등에 따르면 개인병원인 A 의원에서 척추 치료를 받던 환자 10명이 무릎이 붓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부작용이 생겨 최근 한 달 새 대학병원인 강남성심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강남성심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비결핵성 항산균에 의한 관절염과 피부연조직 감염을 호소하고 있다"며 "세균에 오염된 주사를 맞은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 원인을 찾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앞으로 1년 정도 꾸준히 통원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 의원의 처방전에는 환자들이 스테로이드와 진통제를 섞은 주사를 맞은 것으로 돼 있다.
특히 당시 개인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한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남자 간호조무사 조모(56)씨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환자 김모(31)씨는 "간호사 안내로 방에 들어가 상담, 치료를 받았고 처방전도 써주길래 당연히 의사인줄 알았다"며 "주사를 10군데 정도 맞으면서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의사가 아니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서모(48)씨도 "척추 교정을 잘 한다는 소문을 듣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두 달 전부터 무릎이 붓고 알 수 없는 고열과 통증에 시달려 왔다"며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씨는 현재 걸을 수 없어 대소변을 받아내는 상태다. 조씨는 지난 10일 경기 안양의 모 유원지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 의혹을 더하고 있다.
영등포보건소는 개인병원 원장인 의사 이모(65)씨에 대해 의료면허가 없는 이에게 치료를 맡긴 혐의(의료법 위반)로 지난 16일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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