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시리아 반군에 무기 지원을 꺼리자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반군이 정부군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한편으로는 맞서 싸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기를 사고 파는 것이다.
올 여름 공군에서 이탈해 반군에 합류한 아부 마하르는 "정부군에서 이탈한 군인이나 병역 의무를 마친 군인들이 군 내부의 중간책에 연락해 총과 총알을 구매한다"며 "다른 방식으로는 무기 입수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기관총, 로켓 추진식 수류탄, 저격용 소총 등을 구매하는데 총알 한 발당 1.6달러(1,745원)로 무기 암시장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친정부 민병대 샤비하도 반군의 주요 무기 공급책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조직은 자금 확보를 위해 반군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 측은 "샤비하는 돈을 우선시한다"며 "이들은 정부군, 경찰, 정보기관 등에 접근해 무기를 확보하고 이를 반군에 되팔아 정권 교체 이후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군과의 교전에서 죽은 병사의 무기를 탈취하거나 포로를 잡아 무기와 교환하기도 한다.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의 유세프 아부드 사령관은 "무기는 우리 목숨과 직결돼 있다"며 "병력이나 무기가 정부군에 뒤진다"고 말했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정부군에게는 반군의 무기 구입비가 자금줄이 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나흘간의 임시 휴전 마지막 날인 29일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등 60여곳의 반군 거점을 집중 폭격했다.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휴전 기간 정부군과 반군의 유혈 충돌로 500여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휴전을 제안한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담당특사는 "(시리아)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휴전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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