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으로 삶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더 넓은 문학의 장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제20회 대산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30일 선정된 백무산(57)씨의 소감은 담담했다. 1984년 1집에 ‘지옥선’을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박노해와 더불어 80년대 한국노동 문학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당시 검열을 피해 지은 필명 ‘무산’이 무산계급을 의미할 정도로 그의 삶과 시는 투철했다. 수상작 는 이런 백씨 시가 노동 문학에서 삶에 대한 근원적 사유로 확장됨을 보여주는 역작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어린 시절 문학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열 아홉 살에 공단으로 갔고, 말과 글이 국가에 의해 통제된 상황이다. 아직 그 삶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지만, 글쓰기에서 (삶의) 해법이 있다 생각했다”고 시를 쓰게 된 계기를 말했다.
한편 소설부문 수상자 정영문(47), 평론부문 수상자 황현산(67)씨는 각각 장편 와 비평집 으로 올해 3관왕, 2관왕에 올랐다. 번역 부분은 황순원의 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고혜선(62), 프란시스코 카란사(66)씨가 수상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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