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새로 시작하는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은 커브와 포크볼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삼성 윤성환(31)과 SK 윤희상(27)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시리즈의 운명이 걸린 리턴매치를 벌인다.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기에 두 선발 투수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1차전은 '커브의 달인' 윤성환의 승리였다.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윤성환의 1차전 선발은 깜짝 카드였다. 다승왕 장원삼의 등판이 유력했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2차전의 중요성을 내세워 윤성환을 먼저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 허벅지 뒷근육 부상 탓에 19경기에 나서 9승6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윤성환의 1승이 모자라 삼성은 아쉽게 10승 투수 5명 배출에 실패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2㎞로 가장 좋았을 때보다 스피드가 조금 떨어졌지만 전매특허인 커브와 슬라이더를 잘 섞어 던져 SK 타선을 요리했다.
패하긴 했지만 윤희상도 8이닝을 완투하며 5안타와 4사구 4개로 3실점,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삼성 이승엽에게 1회 맞은 홈런 한 방을 제외하곤 완벽한 투구 내용이었다. 윤희상의 역대 한국시리즈 9번째 완투패 덕분에 SK는 박희수와 정우람 등 불펜을 충분히 아껴 3,4차전 반전의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 윤희상은 포크볼을 앞세워 올 시즌 팀 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28경기에서 10승9패에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내용도 알찼다. 161.1이닝을 던지며 국내 투수 가운데 한화 류현진(182.2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16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했다.
나란히 6일 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했지만 상대 '천적'들은 경계해야 한다. 윤희상은 1차전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이승엽과 2,3차전에서 연속홈런을 기록한 최형우와의 맞대결이 관건이다. 윤성환 역시 정규시즌에서 7타수 3안타로 자신에게 강했던 SK 최정과 이호준 등을 조심해야 한다.
정규 시즌 상대 팀과의 맞대결은 호각세다. 윤성환은 SK전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3.00으로 빼어난 투구를 했고, 윤희상도 삼성전에서 1승1패에 평균자책점은 0.99를 기록했다. 잠실구장에서의 성적은 윤성환이 1승1패 평균자책점 4.63이고, 윤희상이 1승1패 평균자책점 4.42로 둘 다 썩 좋지 않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