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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에너지 되찾게 해 준 특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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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에너지 되찾게 해 준 특별한 선물"

입력
2012.10.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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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콩쿠르 입상에 대한 집중 조명이 과도한 서열주의의 반영이라는 지적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 연주자에게 콩쿠르 우승은 인생의 긍정 에너지를 되찾게 해 준 특별한 선물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24)씨는 최근 끝난 제8회 하노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몰도바의 알렉산드라 코누노바-두모르티에와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는 스타 솔리스트 클라라 주미 강(25), 이유라(27), 김수연(25), 신현수(25) 등이 입상했던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았던 자신의 이름을 주목해야 할 20대 여자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음악팬들에게 각인시켰다. 29일 만난 김씨는 "무엇보다 불운으로 실의에 빠졌던 나를 일으켜 세워준 고마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지난 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본선을 한달 보름 앞두고 연주곡을 바꾸라는 사무국 통보를 받았어요. 제가 선택한 피아노 소나타와 협주곡의 총 연주 시간이 규정된 60분을 약간 초과한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였죠."

결국 함께 출전한 신현수(3위), 에스더 유(4위)의 입상을 지켜보며 새로 준비한 연주곡으로 12명이 오르는 결선에 진출한 것에 만족해야 했던 김씨는 이때의 아쉬움을 이번 하노버 콩쿠르 우승으로 깨끗이 떨쳐 냈다. "한 해에 두 차례나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큰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죠."

5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2001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지원하는 금호영재 콘서트로 데뷔한 김씨는 예원학교 2학년 때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 진학해 대학 과정 전의 수료증(Diplom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연주자 과정(Graduate Diploma)에서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 중이다.

김씨는 "부모님의 확실한 지지는 있었"지만 "늘 스스로 커리어를 확장하는 삶을 꾸려 왔다"고 말한다. 장학금으로 유학생활을 버텼고 방학 중 귀국해서는 자신보다 더 어린 학생을 지도해 용돈을 벌었다. 어머니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맞벌이 가정이었지만 대학 교수였던 아버지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때 온 식구가 단칸방에서 지낼 만큼 가세가 기운 적도 있다. 그런 그이기에 국제 콩쿠르 출전은 절박한 선택이었다. 2010년에는 파가니니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올라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11년 일본 나고야 무네쓰구 국제 콩쿠르 우승으로는 1697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악기를 임대 사용하는 실질적인 혜택을 누렸다. 2년 임대 기간이 끝나는 내년 2월 이후로는 하노버 국제 콩쿠르의 우승 특전으로 과다니니 악기를 3년 간 사용하게 된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미 예정돼 있던 내년 1월 금호아트홀 독주회 외에 KBS교향악단,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할 기회를 얻었다. "연주 기회가 생겨 감사할 뿐이지만 지금부터가 제대로 된 시작이니 부담감도 커요. 높아진 청중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거든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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