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멤버 존 레넌(1940~1980)이 사랑한 불멸의 연인 오노 요코. 요코는 레넌에게 둘도 없는 성녀였지만 상당수 비틀스 골수팬에게는 레넌의 영혼을 앗아간 악녀로 인식된다. 팬들은 레넌이 요코에게 빠져들면서 비틀스와 팬들로부터 멀어져 갔고 그 바람에 결국 결성 11년만인 1970년 비틀스가 해체됐다고 여긴다.
해체에 즈음해 이 작은 동양여성에게 영국이 낳은 최고의 뮤지션을 빼앗겼다는 영국인들의 상실감은 매우 컸다. 당시 언론들은 '요코가 비틀스 멤버를 훔쳤다'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며 그녀를 마녀로 몰아갔다. 요코가 비틀스 멤버들의 불화를 조장하고 팀 해체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팝 그룹의 처음과 끝에 함께 했던 폴 매카트니는 그러나 비틀스의 첫 음반 '러브 미 두' 발매 50주년을 맞아 가진 27일 TV 인터뷰에서 "요코는 비틀스 해체에 책임이 없다"며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매카트니는 "당시 비틀스는 (요코가 없어도) 깨지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요코 책임론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요코는 존(레넌)에게 다른 길을 보여줬을 뿐이고 존은 요코의 방식을 마음에 들어 했다"며 "존이 떠날 때가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트니는 "비틀스는 당시 이미 업적을 남겼기 때문에 멤버들의 결별이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매카트니는 나아가 "요코가 없었다면 존이 '이매진' 같은 노래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반전운동가였던 요코가 레넌의 예술적 감수성에 도움을 줬다고 옹호했다. 반전, 평화, 사랑을 노래한 레넌의 노래 '이매진'은 그 아름다운 가사와 강렬한 메시지 덕에 레넌의 솔로 활동기를 대표하는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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