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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하자" 보채는 文… "때 아니다" 냉랭한 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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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하자" 보채는 文… "때 아니다" 냉랭한 安

입력
2012.10.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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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후보 단일화 실시 시기를 놓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빨리 하자'는 공개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29일에도 서로 자기 쪽에 유리한 논리를 앞세워 입씨름을 거듭했다.

먼저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정상적인 단일화를 하려면 이번 주 탐색전을 하다 다음주부터 (협상이) 본격화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며 "담판도, 경선도, 어떤 방법도 다 좋다. 국민적 열망을 함께 이뤄보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최고위원도 "무조건 후보 등록(11월25~26일) 이전에 완결해야 하므로 늦어도 11월 중순 이전에는 단일화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국민이 단일화 국면을 만들어주시면 그에 따라 승리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선 "정권 교체와 정치 혁신을 이루라는 국민 요구를 받아들여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다.

안 후보 캠프의 임운택 계명대 교수도 "새 정치에 대한 청사진과 정권 교체 방안을 내놓고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과정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문 후보 측 주장을 일축했다.

이날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최한 정치개혁 토론회에서도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충돌했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이 "정치 개혁 관련 협의체 등의 구성은 과거 방식"이라며 "단일화보다 어떤 의제로 힘을 모으느냐가 중요하고 그게 없는 상태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쓴 소리를 하나만 하겠다. 지금 권력 야합을 하자는 게 아니고 가치연합을 하자는 것 아니냐"라면서 "경쟁하면서 합의를 병행하는 지혜를 발휘할 시간에 우리가 들어왔다. 이에 화답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후보 단일화 실시 시기를 놓고 입장이 갈리는 것은 경선 과정에서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셈법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라는 울타리를 빨리 설정할수록 안 후보의 제3후보로서의 신선함이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정당 조직의 강점을 살릴 모바일 투표나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조금이라도 반영시키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단일화 틀에 갇히면 기성 정치권 후보와의 차별화나 신선한 이미지가 반감될 수 있어 내달 10일 종합정책공약 발표 이후에나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막판에 할수록 안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만의 승부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되도록 시간을 끌고 있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했으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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