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선발 투수가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힘 있는 투수였다. 단기전에선 선발 투수에 대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SK 선발 김광현은 빠른 볼에 빠른 슬라이더를 가진 투수로 정평이 나 있다. 삼성 탈보트 역시 각도 있는 서클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다. 이들을 상대하는 타자들이 이것 저것 다 치려는 것은 욕심이다. 철저한 노림수가 필요하다.
4회말에 터진 SK 타자들의 홈런 두 방은 그런 점에서 확실한 노림수의 결과였다. 1사 후 2번 박재상은 풀카운트에서 탈보트의 시속 144㎞짜리 빠른 직구를 노려 홈런으로 연결했다. 볼넷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직구로 승부할 것을 예상한 것이었다. 이어 나온 3번 최정은 탈보트가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기 때문에 반대로 변화구를 던질 것이라고 판단해 연속타자 홈런을 만들어 냈다. 2구째 시속 136㎞짜리 슬라이더였다.
반면 삼성 타자들은 초반 제구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김광현의 볼에 특별한 노림수 없이 방망이가 나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전날까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고 있음에도 3차전에서 패한 후유증이 심적으로 쫓기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었다.
삼성 고든의 구원 등판도 아쉽다. 선발진이 풍부한 삼성의 변칙 작전이겠지만 정규시즌 에서 선발로 뛴 선수의 보직을 갑자기 바꾸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 3,4차전에서 모두 좋지 않았던 고든의 보직 변경이 남은 시리즈에서 삼성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를 일이다. 전 KIAㆍ삼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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