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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휴장… 뉴욕 37만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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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휴장… 뉴욕 37만명 대피

입력
2012.10.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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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샌디의 상륙을 앞둔 28일(현지시간) 밤 미국 동부지역은 두려움 섞인 정적에 휩싸였다. 5,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피해예상지역 주민들은, 샌디가 예상 상륙 시간(29일 밤부터 30일 새벽 사이)에 앞서 비를 뿌리자 심각한 공포에 빠져들었다. 이날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종일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밖으로 나가 더 높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영화대사 같은 경고를 했다.

워싱턴에서 뉴욕까지 올 스톱

미국 동부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메인까지 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그 영향은 내륙 오하이오까지 14개주에 미칠 것으로 예보됐다. 피해 도시도 워싱턴에서 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턴까지 광범위하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가 29일 휴장을 결정했고 워싱턴 연방정부도 이날 폐쇄됐다. 증시 휴장은 2001년 9ㆍ11사태 이후 처음이지만 30일 이후 재개장도 불투명한 상태다. 워싱턴 덜레스공항과 뉴욕의 존 F 케네디공항 등에서는 항공편 8,000여편이 취소됐으며 지하철, 버스는 물론 장거리 철도편 등 대중교통이 전면 운행 중단에 들어갔다. 교통수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만 1,100만명에 이른다. 워싱턴에서 뉴욕에 이르는 지역의 학교들은 최소 이틀의 휴교에 들어갔으며 뉴욕시 저지대 주민 37만5,000명 등 주민 수백만명에게는 해일사태에 대비한 소개 및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이 정전사태에 대비해 생필품 장만에 나서면서 북새통이 일기도 했다.

샌디 위력 어느 정도

'몬스터스톰' '슈퍼스톰' '프랑켄스톰' 등 언론마다 강한 조어를 붙일 만큼 미국 전체가 샌디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샌디의 특징은 매우 느리게 이동한다는 점이다. 멕시코 만류의 습기를 머금은 채 시속 약 25㎞로 북상해 육지에 상륙한 뒤 250㎜ 이상의 폭우를 뿌려댈 것으로 예상된다. 시속 130㎞ 이상의 강풍을 동반해 해안지역에는 최대 10m의 해일사태를, 내륙에는 대규모 정전사태를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 근처에서는 7월 강풍에 쓰러진 나무들이 전기줄을 끊는 정전사태로 400만 가구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샌디가 빠져나가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 등지에는 1m의 폭설이 내려 2차 피해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

꼬마 샌디가 공포가 된 이유

샌디는 1등급 허리케인으로, 5등급이던 카트리나에 비하면 꼬마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쪽과 북쪽에 형성된 2개의 겨울폭풍(한랭전선)과 만나면서 동부해안 인구 밀집지로 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상 최대였던 카트리나보다 더 큰 피해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평소라면 이 정도 허리케인은 동쪽으로 이동해 대서양 상에서 소멸하는 게 보통이다.

서로 다른 기상여건이 합쳐 기록적인 열대폭풍으로 바뀐 샌디는 재난영화 속의 허리케인과도 비슷하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한 영화 '투모로우'와는 기상이변으로 폭풍우와 해일, 폭설을 부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샌디의 형성 과정은 허리케인이 대서양으로 북진하다 두 개의 기상전선과 충돌해 사상 유례없는 폭풍으로 발전하는 영화 '퍼펙트 스톰'과 거의 같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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