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49) KT 감독, 허재(47) KCC 감독, 강동희(46) 동부 감독은 농구 판에서 소문난 '절친 3형제'다. 이들의 인연은 서로 얽혀 친분이 두텁다. 연결 고리는 원주 동부(전신 TG삼보 포함)다.
'맏형' 전 감독과 '둘째' 허 감독은 상명초-용산중∙고에서 함께 땀을 흘렸다. 2002~03 시즌엔 TG삼보에서 감독과 선수로 우승을 맛 봤다. 전 감독은 또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동부에서 '막내' 강 감독을 코치로 맞아 한솥밥을 먹었다. 허 감독과 강 감독은 현역 시절 중앙대와 기아자동차에서 최고 콤비를 이뤘던 허물 없는 선후배 사이다.
이들은 지난 세 시즌 동안 이기는 게 익숙했다. 전 감독은 2010~11 시즌 KT를 첫 정규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강 감독은 지난 시즌 동부를 역대 최고 승률(0.815∙44승10패)로 정상에 올려놨다. 허 감독은 2008~09, 2010~11 시즌 두 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절친 3형제'는 좀처럼 웃을 일이 없다. 약속이라도 한 듯 순위표 맨 아랫자리에 나란히 있다. 29일 현재 KT와 KCC는 1승6패로 공동 꼴찌, 동부는 2승6패로 8위다. 이긴 경기도 영 개운치 않다. KCC는 지난 20일 KT를 상대로 첫 승을 거뒀지만 전 감독은 작전 타임을 한 번도 부르지 않고 벤치에만 앉아 있어 '무성의 논란'이 불거졌다. 의도치 않게 일이 일파만파 커지자 전 감독은 심한 스트레스로 감기 몸살까지 앓았다.
허 감독은 주축 선수의 대거 이탈로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성적표가 너무나도 초라하다. 베테랑 가드 임재현 말고는 믿을 선수가 없다.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 적은 탓에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쏟아낸다. 1순위로 뽑은 외국인 선수 코트니 심스마저 발목 부상으로 다음달 초에나 뛸 수 있다. 승부욕이 강한 허 감독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애가 타기는 강 감독도 마찬가지다. 혼혈 자유계약선수(FA)로 이승준을 데려와 김주성과의 '트윈 타워'에 기대를 걸었으나 실망만 가득하다. 이승준은 무엇보다 철벽을 자랑했던 수비 조직력에 녹아 들지 못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연습 경기를 할 때도 이 점을 염려했었다. 강 감독은 "시즌 초반 힘들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패가 많을 줄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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