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영국의 유명 록스타 게리 글리터(68ㆍ본명 폴 개드)가 이미 고인이 된 BBC방송 간판 진행자 지미 새빌(1926~2011)의 아동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경찰에 붙잡혔다. BBC방송의 유명 프로그램을 진행한 새빌은 1959~2006년 아동 200여명을 성폭행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뉴욕타임스 등은 글리터가 1970년대 새빌과 함께 BBC방송 대기실에서 13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28일 오전 런던 자택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9시간 조사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글리터는 1960~70년대 전세계적으로 1,8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유명 가수다. 그러나 1999년 영국에서 아동포르노 4,000건을 다운로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을 선고 받았으며 2006년에는 베트남에서 10, 11세 소녀를 성폭행해 2년간 복역했다.
새빌 사건 조사가 진행될수록 연루 인사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새빌의 아동성폭행 의혹은 이달 초 영국 민영 ITV가 다큐멘터리 ‘새빌의 다른 면’을 내보내면서 확산됐다. 사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BBC방송은 자체 조사에서 새빌의 아동성폭행 사건을 은폐한 간판 시사프로그램 ‘뉴스나이트’의 책임자 피터 리펀을 지난 주 해임했다. 조지 엔트위슬 BBC 사장은 23일 하원 문화위원회 청문회에서 새빌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전현직 인사가 최대 10명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조사 중인 런던 경찰은 연예계 유명 인사들과 새빌이 진행했던 인기 프로그램 ‘지미 윌 픽스 잇’ ‘톱 오브 더 팝스’ 관계자들을 곧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로 자리를 옮긴 마크 톰슨 전 BBC 사장도 사건을 묵인했다는 증언이 제기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노동당은 정부에 새빌 사건의 특별수사를 요구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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