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를 위한 마음은 국경을 초월하는 거 같아요."
양현미(27)씨는 아모레퍼시픽 사회공헌팀 소속 직원이지만, 중국의 여성 암 환자들에겐 '사랑의 화장기법 전도사'로 통한다. 이들에게 메이크업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5~26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 소재 교통대 의대 부속 서금병원에 입원 중인 여성 암 환자 38명을 만났다. 회사에서 5년째 펼치고 있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위해서다. 여성 암 환자들의 정서적 치유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캠페인은 환자들에게 화장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직접 메이크업도 해주고 있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해 중국어에 능통한 그는 이 캠페인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외 캠페인 프로그램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
양씨는 2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중국 여성 암 환자들을 위한 메이크업 봉사 활동을 시작했는데, 갈수록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번 중국의 병원 봉사 활동이 성과를 거둔 것도 그의 힘이 컸다. 발품을 팔아 상하이 내 병원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메이크업 캠페인이 여성 암 환자들의 정서적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했는데, 이게 주효했다. 복단대 병원을 시작으로 모두 여덟 군데 병원의 여성 암 환자 200여명에게 봉사 활동을 펼쳤다.
처음엔 캠페인의 의도를 의심했던 병원 측도 메이크업 받은 암 환자들이 만족하자 뒤늦게 감동했다. "'왜 우리에게 메이크업을 해주겠다는 거냐'며 시큰둥 하며 손사래까지 쳤던 분들이 어느 새 감사하다는 표정으로 변하더군요. 메이크업을 받은 뒤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한참을 바라보더라고요. 중국에선 불가능한 일이었던거죠."
양씨는 메이크업 봉사를 펼치는 카운셀러 자원봉사단에게 암 환자용 화장법 등을 교육할 만큼 화장품 지식에도 해박하다. "암 환자들의 피부 상태는 대부분 건조한 경우가 많아요. 기본 스킨케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는 눈썹도 잘 빠져서 이런 부분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는 암 환자용 메이크법과 관련한 지식을 담을 별도 미용교육책자를 만들어 중국 병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여성 암 환자들은 환자이기에 앞서 여자잖아요. 아름다움을 누구나 생각하지만 항암 치료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근데 메이크업을 받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는 분들이 많아요. 메이크업 봉사가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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