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이름 그대로 '똑똑해진' 휴대폰입니다. 통화 기능이 전부였던 과거의 휴대폰과는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하지만 머리만 좋다고 능사는 아니겠지요. 몸도 튼튼하고 체력도 좋은 '엄친아'라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미국에서 이색 실험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세탁기, 오븐, 냉동고, 어항 같은 곳에 스마트폰을 넣어 두고 '생존' 여부를 실험하는 것입니다.
이 실험은 미국 IT전문매체 시넷(Cnet)이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내구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이른바 '고문 테스트(torture test)'입니다. 시넷은 실험 영상을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데요. 아이패드와 갤럭시노트2, 킨들파이어 등 주요 제품들은 모두 실험대상이 됐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애플의 아이폰5와 삼성의 갤럭시S3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사의 주력 제품 간의 진검승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지요. 조회수만 봐도 지난 3일 올린 '아이폰5 고문 테스트'는 29일 기준 9만만9,000여건, 앞서 7월10일 올린 '갤럭시S3 고문 테스트'는 38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른 제품들을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제품의 대결은 갤럭시S3의 판정승입니다. 실험 결과 두 제품은 ▦2시간 이상 냉동실에 넣어두는 '냉동 테스트' ▦200도 이상 오븐에서 1시간 동안 가열하는 '열 테스트' ▦어항에 담갔다가 꺼내는 '물 테스트'는 각각 통과 판정을 받았지만 '긁힘 테스트'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손 어깨 눈높이에서 두 제품을 각각 떨어뜨렸을 때 아이폰5에만 옆면과 후면에 심하게 흠집이 난 것입니다. 제작진은 "아이폰5는 케이스를 끼워 쓰면 문제가 없다"고 권했습니다.
제작진은 다른 동영상에서 아이폰4S를 드럼형 세탁기에 돌렸는데 테스트 후 다시 켜지지 않고 망가진 반면 갤럭시S3는 이 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했습니다. 사실 이 실험은 과학적인 기준보다는 흥미를 위한 측면이 강합니다.
하지만 테스트를 통과 못하면 '허약체질'로 낙인 찍힐 판이니 지켜보는 스마트폰 회사들은 애간장을 태울 법도 합니다. 머지 않아 비행기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보는 실험이 등장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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