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수습 잘하면 오바마 이득…베팅사이트도 오바마 승리할 것
일주일 남은 미국 대선이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결과 예측은 어렵지만 그 파장이 클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는 샌디의 파장에 초조해하면서 28일(현지시간) 유세 일정을 취소하거나 조정했다. 샌디가 30일 미국 동부에 상륙하면 이후 상황이 딴판으로 흐를 수 있다. 예상대로 피해자가 수백만명에 이르면 유권자의 관심은 정치에서 재난문제로 이동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이 경합주 유세를 하는 것은 도박이라고 온라인매체 뉴스위크의 하워드 크루츠 워싱턴 지국장은 말한다. 만약 대규모 정전사태라도 발생하면 유권자들은 TV 시청을 할 수 없다. 선거가 꼬이고 광고전 등 막판 총력전이 무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선거 막판 대규모 광고를 계획한 롬니 캠프가 더욱 아픈 결과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정전과 더딘 피해 복구로 조기투표가 어렵거나 투표 참여율이 떨어지면 오바마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오바마는 28일 대통령과 대선 후보의 두 모습을 모두 보였다. 낮에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방문, 허리케인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예상지역 주지사들을 만나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밤에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올랜도로 이동했는데 이는 다음날 플로리다 유세를 강행하기 위해서다. 원래는 29일부터 3일간 플로리다, 오하이오, 콜로라도, 위스콘신에서 유세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때문에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다른 지역 유세는 취소하면서도 플로리다 유세는 굳이 강행하려는 것은 롬니 쪽으로 기운 플로리다를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려는 것이지만 항공편마저 취소된 마당에 무리하게 일정을 맞춘 것이어서 역풍에 휘말릴 소지가 없지 않다. 오바마는 샌디의 파장을 고려, 피해 지역의 선거자금 모금을 중단했지만 10월에만 롬니 캠프보다 4,500만달러가 덜 걷힌 터라 막판 실탄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 롬니는 이날 버지니아 유세를 취소하고 오하이오주의 3개 지역에서 유세했으나 샌디에 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오바마가 연방정부 차원의 피해 대책을 주도하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을 발휘하면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샌디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의 유불리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자연의 현상이 막판 대선을 장악하고 그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점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베팅 사이트인 인트레이드닷컴은 오바마의 승률(수익률)이 63.1%로 롬니의 36.6%를 크게 앞섰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예측시장인 아이오와전자시장(IEM)은 오바마가 득표율에서 51~52%, 선거인단에선 63%를 장악해 승리할 것으로 점쳤다.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오바마와 롬니의 승리 가능성을 73.6% 대 26.4%로, 선거인단 확보는 295.5명 대 242.5명으로 예상하면서 오바마에 베팅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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