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아이들 키가 작아 고민하던 중 "1년 정도 섭취하면 5~7cm 자랄 수 있다"는 판매원의 말을 믿고 자녀 2명분의 '키 성장제'를 1,080만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6개월간 열심히 복용했는데도 아이들 키는 1cm도 자라지 않았다.
B씨는 '구매 후에도 해지할 수 있다'는 판매업체의 설명을 듣고 키 성장제를 80만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광고문안을 꼼꼼히 읽어보니 아무래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 과대광고라는 판단에 따라 다음날 해지하려 했으나 "한번 구입한 제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녀 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악용해 거짓ㆍ과장 광고로 비싸게 팔리고 있는 키 성장제에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키 성장제는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한데도, 유명 광고모델을 내세우거나 고객 사용 후기를 거짓으로 꾸미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또 포장 용기에는 수수료를 받고 이름을 빌려준 유명 제약회사 상호가 표시되지만, 실제 개발ㆍ제조는 다른 중소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공정위 등에는 부작용이나 과대 가격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C씨는 410만원을 주고 키 성장제를 샀으나 1주일 정도 먹은 뒤부터 아이 이마에 여드름이 생겼다. 피부과 진단을 받고서 복용을 그만두자 여드름도 사라졌다. D씨는 방문 사원에게서 키 성장제 308만원 어치를 샀으나, 같은 제품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입가격의 10분의 1에 팔리는 걸 확인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공정위 김정기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키 성장제나 키 성장 운동기구와 관련된 부당 광고행위를 면밀히 조사해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소비자 상담센터(전국 단일번호 1372)나 식품의약품안전청 종합상담센터(1577-1255)에서 상담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증빙서류 등을 갖춰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