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레이싱 대회에 직접 출전하는 '괴짜 CEO'가 있어서 화제다.
아우디 차이나 대표이사인 디에트마르 포겐라이터(43)는 27, 28일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아우디 R8 LMS컵 9ㆍ10라운드에 프로 드라이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7월 레이싱 라이선스를 딴 이후로 대회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 이벤트성이 강했지만 포겐라이터는 출중한 드라이빙 실력을 뽐냈다. 그는 "중국의 4대 천왕 중 한 명인 곽부성이 출전하지 못해 대체자로 누가 나갈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표이사가 직접 나가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와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출전을 위해 단순히 모양새만 낸 게 아니라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표이사 자격으로 아우디의 슈퍼카를 몰 수도 있지만 직접 레이싱 라이선스를 딴 뒤 출전하는 열의를 보인 것. 그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선 세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레이싱 익스피리언스, 레이싱 라이선스 과정을 거친 뒤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원메이커 슈퍼카 레이스인 아우디 R8 LMS컵은 아마추어라도 라이선스만 획득하면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포겐라이터는 "슈퍼카만 팔지 않고 차를 포함한 대회 출전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35만유로(약 5억원)만 투자하면 누구나 프로 레이서의 꿈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겐라이터는 2가지 목표도 이뤘다. 첫 번째 목표는 완주로 9ㆍ10라운드를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면서 달성했다. 베스트 랩타임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2번째 목표가 1위와 10초 내로 랩타임을 끊는 것이었는데 운 좋게도 달성했다." 스타트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그는 "가장 끝에서 시작한 게 정말 다행이었다. 연습 때와 달리 관중이 많아 집중을 하는 게 힘들었고 북 받쳐 오르는 감정을 제어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긴 숨을 내쉬었다.
아우디 R8 LMS컵을 중국에서 개최하는 이유도 명확했다. 프리미엄 스포츠카 중에 아우디가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것. "아우디가 1988년에 처음으로 진출해 스포츠카 기업 중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다. 아우디의 스포츠카 이미지를 높이고 판매를 증대시키는 게 대회 개최의 목적이다." 아우디는 2011년에만 38만대를 팔아 중국의 프리미엄 마켓에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상하이=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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