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은 반대 행보, 수출에 부담, 29일 원ㆍ달러 환율 하루 만에 연 저점 깨
우리나라의 환율 하락폭이 세계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우리나라에 몰린 탓이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내려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한 7월 이후 원ㆍ달러 환율은 이달 29일까지 50원 남짓 빠지며 4.4%나 하락했다. 주요 통화와 비교하면 최대 하락폭이다.
이어 말레이시아 링깃이 달러당 4.1% 떨어졌고, 싱가포르달러(3.6%) 노르웨이 크로네(3.1%), 스웨덴 크로네(3%), 태국 바트(2.7%), 캐나다달러(1.8%), 덴마크 크로네(1.8%), 중국 위안(1.7%), 홍콩달러(0.1%) 등의 순이었다. 반면 영국의 파운드와 뉴질랜드달러가 2.5% 상승했고, 유로(2.1%), 인도네시아 루피아(1.6%), 호주달러(1.1%), 쿠웨이트 디나르(0.4%), 일본 엔(0.3%) 등도 올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7월 이후 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등으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가로 유입된 탓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사실상 제로금리인 미국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금리 등이 매력을 더했다.
문제는 수출경쟁국 통화인 유로와 엔이 원화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 원화 가치만 급등(환율 하락)하면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내수 부양 기대 역시 환율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몇 달간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을 떨어뜨리는데 한몫 했다.
29일 원ㆍ달러 환율은 3거래일째 하락하며 1,2원 내린 1,095.8원을 기록했다. 한때 1,094.6원까지 떨어져 장중 연 저점(1,094.9원)을 하루 만에 깼지만,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가 발동하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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