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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소사 69-세기의 대결,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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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소사 69-세기의 대결,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

입력
2012.10.2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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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 30일 현 콩고민주공화국인 중부 아프리카 자이레 킨샤샤에서 20세기 최대의 주먹잔치가 열렸다. 가공할 핵 펀치로 무장한 당대 헤비급 세계챔피언 조지 포먼과 이에 도전하는 무하마드 알리의 역사적인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전 세계 복싱 팬들은 세계 헤비급 복싱계를 주름잡던 두 검은 거인 중 한 사람이 쓰러져야 하는 숙명적인 현장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갈색의 폭격기’로 이름을 날렸던 조 루이스와 역대 챔피언 등 많은 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이 조지 포먼의 우세를 점쳤다. 25세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포먼은 무쇠주먹을 휘두르며 40전 전승에 37KO승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에 도전하는 알리는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은 32세의 나이였다.

경기장을 꽉 채운 5만 여 명의 관중과 세계의 수많은 시청자들이 TV를 지켜보는 가운데 라운드는 시작됐다. 스피드와 힘의 대결답게 알리는 초반부터 나비같이 경쾌한 발 놀림과 벌같이 날카로운 레프트 잽으로 포먼을 자극했다. 강력한 펀치로 거의 모든 경기를 초반 KO로 승리를 거뒀던 포먼은 마음이 급했고 휘두르는 펀치는 교묘하게 알리를 빗나갔다.

승부가 일찍 가려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는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돌입했다. 공격을 주도하던 포먼의 몸놀림이 눈에 뜨게 둔해졌고 이는 알리의 계산된 각본이었다. 포먼의 체력을 둔화시키기 위해 잽을 날린 후 붙잡거나 링을 빙빙 돌며 한 방을 날릴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8라운드의 벨이 울렸고 링에 기대어 방어 자세를 취하던 알리는 날아오는 포먼의 주먹을 피하며 턱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연이은 좌우 스트레이트. 휘청거리던 포먼이 링에 쓰러졌고 심판의 카운트가 아웃 될 때 까지 링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위대한 복서가 다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42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무하마드 알리의 원래 이름은 캐시어스 클레이였다. 영화 ‘록키’의 소재가 됐던 복싱 챔피언 록키 마르시아노의 영향을 받아 권투를 시작했고 60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피부색으로 멸시를 받고 금메달을 오하이오 강에 던져버린 그는 프로로 데뷔해 64년 세계헤비급 통합챔피언이었던 소니 리스턴을 7회 TKO로 누르고 새로운 영웅이 됐다.

경기 전 약속했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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