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이 28일 참여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관을 지낸 허평환 국민행복당 대표를 특보로 위촉하는 내용의 인선안을 발표했다가 몇 시간 뒤 허 대표가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문 후보 측 진성준 캠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47명의 특보단 인선을 발표하면서 허 대표를 안보 정책특보로 영입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발표 3시간 30분만인 오후 2시 허 대표는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행복당 당원 50여명을 이끌고 와 새누리당 입당 의사를 밝히면서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허 대표는 회견문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종북좌파 세력의 집권을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국정경험이 전무한 선동가적 기회주의 정치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길 수 없다"며 오히려 문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의아해하는 기자들에게 "당초 민주당 입당 발표가 잘못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허 대표의 새누리당 입당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정치도의를 저버린 행위"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진 대변인은 "허씨는 지난 22일 신계륜 특보단장을 찾아와 스스로 선대위 합류의사를 밝히고 선대위직 임명을 요청했다"며 "이에 선대위는 허씨 요청을 검토해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오늘 특보단 추가 인선 발표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허 대표는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없다"며 민주당의 해명이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민주당 쪽에서 자꾸 만나자고 해서 신 단장을 한번 만난 적은 있지만 새누리당과 (입당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얘기했다"면서 "나도 모르게 특보 발표가 나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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