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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받아라~" 훈련소 상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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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받아라~" 훈련소 상권 들썩

입력
2012.10.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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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 3~4주 전부터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벌써 방 26개 중에 20개가 예약됐어요."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인근에서 민박집을 하는 박모(45)씨는 요즘 싱글벙글이다. 훈련과정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앞둔 신병들에게 영외 면회가 허용되면서 매출이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육군이 신병 사기 진작과 가족들의 걱정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올해 1월부터 부대 밖에서의 면회를 허용하면서다. 지난해까지는 육군훈련소에서 기초훈련 과정을 마친 신병들에게 부대 내 면회만 허용됐다.

훈련소의 신병 수료식은 1년에 30여 회, 한 달에 약 두 번 꼴로 열린다. 이때가 훈련소 인근의 지역상인들에게는 큰 '대목'이 되고 있다. 영외 면회 허용이 열 달째 접어들면서 훈련소 주변 상인들은 신병과 가족들이 더 편하고 아늑하게 만날 수 있도록 각종 '맞춤형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충남 논산시 연무읍 육군 신병훈련소 앞 삼거리. 도로는 면회 온 차량들로 꽉 들어찼다. 이날 신병훈련 수료식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차량은 1,500여대, 신병 가족과 연인은 4,000명이 훌쩍 넘었다. 도로에는 '조리해 온 음식 찜질방에서 드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는가 하면, '장병 가족 20% 할인' '음식 다 먹어도 오후 5시까지 장소 제공' 등을 광고하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훈련소 인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최모(70)씨는 연초부터 모텔 4층에 있는 방 5개를 신병 가족들을 위한 면회 공간으로 개조했다. 카페트가 깔려있던 바닥을 온돌로 바꾸고 휴대용 가스렌지, 냄비 등 취사도구도 들여놨다. 신병과 가족들이 편히 쉬면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씨는 "월 매출이 이전보다 20%나 늘었다"며 활짝 웃었다. 연무읍의 한 찜질방은 면회가 있는 날에는 실내에 5인용 상 20개를 준비, 입장료만 받고 가족들이 음식물을 갖고 와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가정집에서도 빈 방을 빌려주는 곳이 생겼다. 훈련을 마친 아들을 만나러 왔다는 김춘배(55)씨는 "훈련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가정집의 방을 빌려 놨다"며 "아들에게 싸 온 음식을 마음껏 먹게 해주고 잠도 실컷 재울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육군 6사단 훈련소가 있는 강원 철원군 주변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숙박업소를 연 김모(35)씨는 신병 가족들을 위해 '면회 맞춤 숙박비'를 받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일반 손님에게는 '오전 11시 체크아웃, 오후 3시 체크인'이 규칙이지만 면회를 온 가족에게는 시간당으로 요금을 받고 있다"며 "하루 숙박비의 절반을 받지만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훈련소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상인들의 이런 맞춤형 영업을 장려하고 있다. 철원군 관계자는 "각 부대에서 면회 일정을 제공받아 군청 홈페이지에 공개,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영외 면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판단에 따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논산=김현빈기자 hbkim@hk.co.kr

이종원 인턴기자(상명대 영어교육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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