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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증권사 "고객이 부르면 달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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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증권사 "고객이 부르면 달려가요"

입력
2012.10.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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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과 거래 급감으로 애를 먹는 증권사들이 '점포 밖으로, 고객 속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사 3곳 중 1곳이 적자를 면치 못할 정도로 실적이 악화하자 지점 폐쇄, 신규채용 축소, 해외시장 철수 등 비용 절감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고객이 원하면 시공간을 넘어 어디든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보다 점점 더 증권지점을 찾지 않는 고객의 맘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다.

대신증권은 이달 말부터 움직이는 점포(증권 카)를 운행하고 있다. 45인승 대형버스를 개조한 이동 점포는 주식 시세를 조회하는 사이버 룸과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응접실 및 상담실 등을 갖추고 있다. 고객 10명 남짓이 동시에 계좌 개설뿐 아니라 시세 조회, 주식 주문, 금융상품 가입을 할 수 있다.

이동 점포는 공장, 시골, 지역박람회 등 금융 사각지대를 두루 누빌 예정이다. 단체 고객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간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일반 점포와 동일한 서비스를 어디서나 누구든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NH농협증권은 다음달 중순 업계 처음으로 휴대용 태블릿PC 단말기로 어디에서든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전자서명 시스템을 업무에 활용한다. 무선네트워크 망을 이용해 종이 없는(U-Paperless) 금융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다.

현재 증권 계좌를 개설하려면 고객이 객장에 가 본인확인을 거친 뒤 각종 신청서와 약정서 등 종이문서를 작성하고 자필 서명까지 해야 한다. 반면 전자서명 시스템은 점포에 직접 방문하는 불편과 막대한 종이 낭비를 줄여준다. 일일이 찾아가 보험 가입 신청을 받는 보험설계사를 떠올리면 된다. 고객은 증권사 직원을 부르기만 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면 고객을 찾아가는 계좌 개설 방문 서비스(BanKIS Direct)를 제공하고 있다. HMC투자증권도 평일 낮 시간에 상담이 어려운 직장인을 위해 '찾아가는 야간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예약을 하면 관련 투자전문가가 원하는 일시(오후 8시까지)에 전화를 해 궁금증을 풀어주는 방식이다.

잠재 고객을 위한 재테크나 은퇴 관련 교육 역시 불러모으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게 대세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부터 각 대학 경제관련 동아리 학생들에게 주식 및 재테크 강의를 진행하고 있고, 지방에 있거나 거동이 힘든 고객의 자택까지 찾아가 눈높이에 맞춘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찾아가는 은퇴학교와 우리투자증권의 100세시대 아카데미는 기업이나 단체, 동호회 등에서 연락이 오면 전문강사를 이끌고 찾아가 노후준비 등 은퇴교육을 한다. 프로그램도 해당 기업이 원하는 대로 맞춰준다. 인기가 좋아 연말까지 예약이 차있다는 후문이다.

VVIP 고객 전용 자산관리 역시 찾아가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 현대증권의 'QnA 프리미어 컨설팅'은 1명의 고객을 위해 주식, 펀드, 채권, 해외시장, 대안투자, 세무, 부동산 등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팀 단위로 움직여 '1대 다(多)' 방식의 맞춤형 방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객이 단순 매매 선택을 할 때도 직접 찾아가는 게 원칙일 정도다. 덕분에 이용 고객이 매년 배 가까이 늘고(2010년 81명→2011년 162명)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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