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2년 차인 장하나(20ㆍKT)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일화로 유명하다.
장하나는 2004년 라온인비테이셔널 스킨스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했던 우즈 앞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장하나는 어린이 클리닉에서 우즈가 보는 앞에서 장타를 날려 "가르칠 것이 없는 선수"라는 극찬을 받았다. 아마시절 수집한 우승 트로피만 45개다.
8년 전 우즈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장하나가 KLPGA 무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장하나는 2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클럽 하늘코스(파72ㆍ6,645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를 적어내 김하늘(24ㆍ비씨카드), 양제윤(20ㆍLIG손해보험)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쳤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 시드전을 거쳐 지난해 정규투어에 진출한 장하나는 메이저대회에서 감격스런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이다.
전날 강한 비바람 때문에 경기가 취소돼 대회가 3라운드(54홀)로 축소된 데 이어 이날도 강풍이 불었다. 3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써낸 선수가 65명 중 4명에 불과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장하나는 전반 6번홀(파5), 7번홀(파4), 8번홀(파3)에서 3연속 보기를 범해 우승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후반 들어 경쟁자들이 흔들리는 사이 장하나는 12번홀(파3)에서 티 샷을 홀 컵 1m에 붙여 첫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김하늘과 공동 선두를 이어가던 장하나는 김하늘이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한 타 차 선두로 올라섰고, 남은 홀에서 모두 파를 지켜 우승을 확정했다.
장하나는 "바람 때문에 힘들었다. 보기 3개를 치고 마음이 무거웠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나머지 홀 파를 목표로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이 우승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어린 나이에 주목을 받아 초심을 잃었던 것 같다. 올해 상반기 상금순위가 85위 밑으로 떨어져서 너무 힘들었다. 우승 퍼트 후 그 때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며 "남은 3개 대회에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 톱5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양제윤은 김하늘, 김현지(24ㆍLIG손해보험)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상금 선두인 허윤경(22ㆍ현대스위스)은 이정민(20ㆍKT) 김혜윤(23·비씨카드) 등과 공동 5위(3언더파 213타)에 그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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