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주의 영향 아래 어린 시절을 보낸 헨체는 현대사를 작곡 활동의 중요한 화두로 삼았던 정치적 좌파였으며 1950년대에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사회적 소수자였다. 독일 작곡가 볼프강 포르트너와 프랑스의 12음기법 작곡가 르네 레보비츠를 사사했다. 헨체는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12음기법의 현대음악, 아랍 전통음악과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20여 편의 오페라, 10개의 교향곡, 발레음악, 실내악과 독주곡 등 총 200여 곡의 작품을 남겼다. 오페라 발레 등 줄거리를 갖는 음악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해 '음악극의 거장'으로 불렸다. 53년 독일의 편협한 정치 현실에서 벗어나려 이탈리아로 이주해 64년 만난 동성애 파트너이자 예술적 동지인 파우스토 모로니와 함께 로마 근교에서 50여 년 간 살았다. 60년대 중반 이후 사회주의를 받아들인 고인은 체 게바라를 기리는 오라토리오 '메두사의 뗏목'을 작곡하는 등 정치적 색채를 작품에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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