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발표된 10월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 결과를 보면 유권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조사 시점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치거나 같은 시기의 조사라도 기관 별로 들쭉날쭉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리서치앤리서치 등은 최근까지 거의 매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다. 특히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대화록 논란(9일),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의혹 논란(12일) 등이 불거진 10월 둘째 주(8~12일) 이후 이들 기관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양자 대결의 경우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후보는 10월 둘째 주(8일~12일) 동안 안 후보에게 근소한 우위를 보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리얼미터 조사에선 안 후보가 박 후보에게 계속 강세를 나타냈다. 많게는 7.6%포인트, 적게는 2.9%포인트 차이였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1.7~10.0%포인트 차이로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조사이지만 한국갤럽은 박 후보, 리얼미터와 리서치앤리서치는 안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셋째 주(15일~19일) 조사에서도 기관별로 결과가 상반됐다. 15일 조사에서 리얼미터는 안 후보, 리서치앤리서치는 박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양자 대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10월 둘째 주에 박 후보는 문 후보에 비해 꾸준한 우위를 보였다. 반면 리얼미터 조사에선 8~9일 박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우위를 보였으나 10~12일 문 후보가 박 후보를 많게는 6.1%포인트, 적게는 2.0%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문 후보는 9일 이후 박 후보와 비슷하거나 근소하게 앞서며 리얼미터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10월 셋째 주에는 한국갤럽 조사에선 박 후보는 15~17일 문 후보를 앞서다가 18일 문 후보와 동률을 이뤘다. 19일엔 박 후보는 1%포인트 차이로 문 후보에게 우위를 내주며 하향 추세를 보였다. 반면 리얼미터 조사에선 문 후보가 15일에만 48.6%의 지지율로 박 후보(43.3%)를 앞섰고 16일 이후로는 박 후보가 우위를 점하며 한국갤럽과 정반대의 결과를 나타냈다. 리얼미터와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던 리서치앤리서치의 경우 10월 둘째 주에는 리얼미터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셋째 주에는 한국갤럽 조사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는 등 기관 별로 결과가 천차만별이었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기관 측은 "오차범위가 대개 ±2~4%포인트에 달하기 때문에 최대치로 보면 8%포인트 범위 내에서는 조사 결과가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양자 대결은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기 때문에 조사 시점이나 방식 등 기술적 차이에서 분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오차범위로 핑계를 댈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지지율 편차의 정도가 너무 심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조사기관들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공정한 조사가 되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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