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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혼란스럽다

입력
2012.10.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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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 여론조사에서 폴러코스터(pollercoaster) 현상이 너무 심하다. 롤러코스터(rollercoaster)와 여론조사를 뜻하는 폴(poll)의 합성어인 폴러코스터는 지지율이 급격하게 요동치고, 들쭉날쭉하게 나타나는 경우에 쓰인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같은 시기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사기관에 따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정반대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2~24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47%를 얻어 안 후보(38%)를 9%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반면 리얼미터가 23~24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42.5%를 기록해 문 후보(36.3%)를 따돌렸다.

대선 후보 양자 대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자주 나타났다.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 한국갤럽 조사의 경우 박 후보(48%)가 안 후보(45%)보다 앞섰으나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안 후보(47.8%)가 박 후보(44.5%)보다 앞섰다. 하지만 17일 조사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48%를 얻어 박 후보(44%)를 제쳤으나,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7.7%로 올라 안 후보(46.7%)를 모처럼 추월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하루가 멀다 하고 공개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디. 여론조사 공개는 그 자체로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게 시급한 실정이다.

널뛰기 조사의 근본 원인은 표본의 대표성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과학적으로 표본을 추출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이틀 사이에 쥐어짜기식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왜곡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기관마다 다른 조사방법과 저조한 응답률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기계음으로 묻는 자동응답시스템(ARS)조사의 응답률은 5% 이하이고, 등재 전화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는 2040세대 표심이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될 수 있다.

특히 한국갤럽 19%(15~17일) 리얼미터 8.1%(19~20일) 리서치뷰 7.4%(22~23일)에서 보듯이 저조한 응답률 개선은 1차 숙제다. 조사기관들은 표본을 채우지 못한 계층에 가중치를 주는 보정 작업을 거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일부 조사가 왜곡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전문가는 "7% 응답률이라면 100명 중 굉장히 별난 예닐곱 사람이 답하는 건데 별난 표본으론 정확한 결과를 얻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사기관에 따라 유선전화와 무선전화 조합 비율이 다른 것도 엇갈리는 조사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선거 때 250개 가량 난립하는 영세 조사기관들이 비용 부담 등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조사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도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유권자 혼란을 막기 위해 여론조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언론과 조사기관 등이 참여해 결과를 평가하는 여론조사심사평가위원회 같은 기구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조사책임자 이름을 공표하는 조사실명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흥수 전 리서치앤리서치 이사는 "심각하게 조사가 틀리거나 공개 과정에 문제가 있을 경우 조사기관에 페널티를 주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에 보도하는 여론조사에 한해서 감시∙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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