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6일 각기 애국지사 묘역과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10ㆍ26'의 또 다른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이자,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조선 총독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날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안 의사와 백범 김구 선생의 묘역을 참배한 뒤 "역사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되새기는 것"이라며 "역사를 기억해야 제대로 된 현재와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독립에 애쓴 선열의 정신을 잘 잇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해방 후 친일 청산도 제대로 못 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임시정부 요인의 공동묘역 조성과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트위터에 "안 의사 의거 103주년이다. 나라의 독립을 지키고자 했던 선열의 역사나 정신을 기억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적은 뒤 "현대사에서 꼭 기억해야 하는 1979년 비극의 역사가 있었던 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올바른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는 점에서 과거사 인식 논란에 휩싸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진주 경상대 강연에서 국회의원 축소와 정당 국고보조금 삭감 등 자신이 내놓은 정치개혁안이 진보 진영을 포함한 여야 정치권에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비판 중) 제일 가슴 아팠던 부분은 '국민의 맹목적인 정치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란 말"이라며 "이는 '국민이 정치를 싫어하도록 안철수가 부추긴다'는 말인데 얼마나 교만한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만약 국민의 개혁 열망에 귀 기울이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정치권은 국민 요구에 귀를 닫겠다는 말"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왜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게 됐는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는 기존 정치에 실망하고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면서 "의원들은 세비를 16%나 올렸는데, 국정감사를 안 한 의원들은 자진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앞서 창원 국립 3ㆍ15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습니다'고 적었다. 안 후보는 10ㆍ26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역사의 판단을 이미 받은 일"이라고 답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창원=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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