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의 작가 이우혁이 청소년 판타지물을 출간했다. "중학생 딸을 위해 썼다"는 이 책은 열네살 듀란 왕자가 '스스로 이겨 나가는 자'인 미지의 존재 고타마를 만나 새로운 힘을 깨우치고 모험을 한다는 박진감 넘치는 서사를 가지고 있다. 나 등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눈 높이에서도 괜찮은 한국형 판타지물이다.
평화로운 땅 이스트랜드의 허약한 왕자 듀란은 크롬웰의 침략을 받은 나이엔을 구하러 출정한 왕과 어머니, 형 올란 왕자가 사로잡히자 조력자들과 함께 이전에 상상 못할 힘을 발휘해 적들을 물리친다. 못지 않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흥미진한 모험과 액션으로 어린이 청소년들을 판타지 세계로 안내한다.
이 책은 단순한 선악 대결구도로 이어지는 서양 판타지와는 다소 색깔이 다르다. 듀란이 고타마의 힘을 얻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에는 동양적인 철학이 녹아 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스스로가 확실히 깨닫고 알아야 하고' '이전보다 더 강한' 힘만 사용할 수 있다. 용기, 사랑, 현명함, 시간, 노력 등 추상적인 메시지들을 소설 속에 풀어내 판타지의 격을 높였다.
힘세고 씩씩한 영웅이 아닌 소심하고 나약하고 자신감 없는 듀란 왕자의 캐릭터에 왠지 호감이 간다.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듀란 왕자의 여로는 십대의 성장과정을 그대로 담은 듯하다. 개성만점인 등장인물들의 활약으로 책장이 술술 넘어 간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