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실패는 없다.'
길이 33m, 지름 2.9m 웅장한 자태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6일 오후 3시 30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2009년 8월 19일 첫 발사와 2010년 6월 9일 두 번째 발사 실패에 이어 2년 4개월만이다. 이번 3차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10번째로 자국 영토에서 자력으로 인공위성 발사체를 쏘아 올린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발사시간은 26일 오후 1시 30분에 최종 결정된다.
6시간 30분 가량 최종 리허설
나로호 발사를 총괄하는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등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25일 이른 아침 발사지휘센터(MDC)에 모였다. 이들은 오전 9시 10분부터 최종 리허설에 들어가 6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3시 40분이 돼서야 무사히 마쳤다.
핵심 부분인 하단 리허설은 오전 9시 10분부터 6시간 동안, 상단 리허설은 낮 12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이뤄졌다. 상ㆍ하단 리허설은 오후 3시 40분에 모두 마무리됐다.
최종 리허설은 최종 발사 상황과 똑같이 단계별로 이뤄졌다. 우주 물체와 부딪칠 가능성을 확인하는 충돌회피분석(COLAㆍCollision Avoidance), 1ㆍ2단 로켓 발사 준비, 발사체ㆍ발사대ㆍ추적시스템(레인지 시스템) 리허설 순으로 진행됐다. 리허설이 실제 발사와 다른 점은 연료를 넣지 않고 한다는 것. 발사체의 연료(케로신)는 발사 2시간 전부터 채워진다.
발사에 큰 변수인 날씨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6일 낮부터 나로우주센터 주변에는 구름이 80% 이상 덮일 것이지만 비가 올 가능성이 적고 바람은 초속 5m로 약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2차례 실패원인 충분히 보완"
나로호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결함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나로호의 비행과 유도제어장치, 내부측정장치 등 시스템에서 발사 직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나로호는 2009년 8월 19일 첫 발사 때 로켓 2단 부분에서 위성을 덮고 있는 덮개인 페어링 한 쪽이 분리되지 않아 216초 만에 추락했다. 이어 2010년 6월 9일 두 번째 발사 때에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의 자폭장치인 비행종단시스템(FTS) 등의 문제로 실패했다.
민경주 항우연 나로우주센터장은 "이번 3차 발사에서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위성 덮개를 분리하는 시스템을 안정적인 저전압으로 바꾸고, 2단 로켓의 FTS를 아예 제거했다"고 말했다. 민 센터장은 "같은 과정을 세 번 반복하면서 우리 연구원들이 1, 2차 발사 때 잘 모르고 지나갔던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고 덧붙였다.
우주센터 주변 대응도 바빠져
나로우주센터 주변 대응상황도 바빠졌다. 나로우주센터로 진입하는 나로 1대교와 2대교에는 검문소가 설치돼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됐다. 26일에는 발사대를 중심으로 반경 3㎞ 앞바다와 나로호 비행 항로상의 폭 24㎞, 길이 75㎞에 이르는 해역이 통제된다. 소방방재청은 위기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나로우주센터에 헬기와 소방정, 소방차 등 장비 38대와 244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위성발사체 발사경로에 위치한 전남, 경남, 제주 소방관서는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고흥)=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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