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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형씨 "아버지 뜻 따라 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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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형씨 "아버지 뜻 따라 돈 마련"

입력
2012.10.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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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현직 대통령의 자녀로는 처음으로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수사 착수 열흘 만이다.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25일 오전 시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밤 늦게까지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배임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시형씨에 대해 서면조사만 하고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특검팀은 이날 시형씨를 상대로 자신 명의의 사저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이 대통령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물었다. 사저부지 계약과정에서 청와대 경호처와 땅값을 배분할 때 관여했는지 여부와 땅값 지불 용도로 마련한 12억원의 조달 경위도 캐물었다. 시형씨는 내곡동 부지 9필지 중 3필지를 청와대 경호처와 공동 매수하는 과정에 경호처가 시형씨 몫까지 땅값을 과다 지출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일었다.

시형씨는 그러나 검찰에 서면답변 때와 같은 취지로 "아버지인 이 대통령 뜻에 따라 돈을 마련했으며, 지분비율과 매매대금 차이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시형씨는 "있는 사실대로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고 말하고는 곧장 변호인과 함께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시형씨가 조사를 받는 특검 사무실 5층에는 점심식사 시간에 볶음밥 6개, 저녁식사 시간에 자장면 2개가 배달됐다. 다음날 오전0시35분쯤 초췌한 모습으로 조사실을 빠져나온 시형씨는 "성실히 답변 드리고 나왔습니다. 일부 오류가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최대한 진술했습니다 "라고 답변한 뒤 대기하고 있던 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시형씨 조사는 가능한 한 번만 실시하고 끝낸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 다른 팩트가 발견된다면 새로운 사정이 생기는 것"이라며 추가조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특검팀은 전날 오후 중국에서 귀국한 이상은(79) 다스 회장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시형씨에게 빌려준 6억원이 전액 현금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자금출처와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26일 내곡동 땅값을 평가한 감정평가사와 경호처 직원들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직 대통령 아들의 특검 소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 380여명이 몰리면서 특검 사무실 일대가 한때 극심한 혼잡이 일기도 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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